지난 9일 오전에 찾은 인천시 중구 신포국제시장 인근 상점가에 임대를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지난 9일 오전에 찾은 인천시 중구 신포국제시장 인근 상점가에 임대를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장사는 안 되는데 빚은 늘어나니 못 버티죠."

인천지역 원도심 상권 내 상가들이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여파에 오랜 기간 공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일 오전 9시께 찾은 중구 신포동 신포국제시장 인근 상점가는 곳곳이 비어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상가 곳곳에 ‘임대’라고 적힌 부동산 홍보 전단이나 펼침막이 내걸려 있었고, 미처 철거하지 못한 간판과 고지서가 널브러져 있었다.

이 일대는 얼마전까지 금은방과 식당, 카페 등이 활발했던 상권이지만 현재는 차이나타운과 신포국제시장을 잇는 도로 구실만 할 뿐이었다.

상인 김모(56)씨는 "과거 신포시장과 차이나타운을 찾는 관광객들로 손님이 많았지만 경영난에 상권이 쇠락하고 있다"며 "간간히 오시는 손님으로 버티고 있지만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찾은 동구 송현시장 인근 상점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송현시장, 동인천역 북광장, 배다리 헌책방거리 등 유동인구가 많은 구간이지만 대부분 상가가 문을 닫아 마치 재개발지구를 연상케 했다.

인근 상인 김모(60)씨는 "코로나 펜데믹 여파로 많은 상인들이 문을 닫았다"며 "물가와 대출금 이자률 부담이 지속된다면 살아남을 가게가 얼마나 될까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역 상권 곳곳이 폐업으로 공실로 전환되자 지역주민들은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주민 이모(54)씨는 "원도심에 몇 없는 주요상권이 쇠락하며 주민들도 떠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지역 경제가 붕괴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주현 인천소상공인연합회 사무처장은 "펜데믹에 이어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자영업자들은 어려움을 겪는다"라며 "소비가 촉진되도록 재정을 풀고, 자영업자 대출이자 감소 등 실질적인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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