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에 불고 있는 타고투저 현상이 심상치 않다.

2024 KBO리그는 10일까지 총 75경기를 치른 가운데 141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홈런 수는 1.88개로 예년과 비교했을 때 매우 높은 수치다. 지난해엔 시즌 초반 73경기에서 83개의 홈런이 나와 경기 당 홈런 1.14개를 기록했다. 2022년 시즌 초반 73경기에서는 73홈런, 경기당 홈런 1.00개가 나왔다. 올해 홈런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6배, 2년 전보다는 1.88배로 늘어난 셈이다.

리그 타율, 리그 평균자책점도 예년과 큰 차이를 보인다.

10일 현재 올해 KBO리그 평균 자책점은 4.82로 2023년과 2022년 같은 시기보다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엔 4.13, 2022년엔 3.39였다. 리그 타율은 올해 0.270으로 지난해(0.258), 2022년(0.241)보다 크게 상승했다.

리그 타고 투저 현상이 짙어진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현장에선 KBO리그 단일 경기 사용구(공인구)의 반발계수가 높아진 것이 타자들의 장타력 향상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

KBO가 지난 달 발표한 수시 검사에 따르면, 올해 공인구 평균 반발계수는 0.42028로 측정됐다. 2023년(0.4175), 2022년(0.4061·이상 3∼4월 수시 검사 기준)보다 뚜렷하게 높다.

반발계수가 높으면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나고 타구 속도가 빨라져 안타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공인구 검사는 전량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모든 것을 대변하진 않는다"며 "아울러 KBO는 올해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KBO리그는 스카이라인스포츠의 AAK-100을 공인구로 쓰고 있으며 매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무작위로 36개의 공을 수거한 뒤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용품 시험소를 통해 반발계수, 둘레, 무게, 솔기 폭 및 높이 등을 검사한다.

현장에선 타고투저 현상의 이유를 다양한 시선으로 분석한다.

올해 KBO리그에 도입한 자동 투구 판정시스템(ABS)과 시범 운용 중인 피치 클록, 그리고 베이스 크기 확대와 수비 시프트 금지 등이 투수들에게 불리한 환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이론상 ABS는 투수에게 유리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선 타자들의 적응이 더 빠른 느낌"이라고 했다. 일부에선 ABS가 높은 공을 잘 잡아주면서 투수들의 공이 높게 몰리고, 타자들은 이 공을 노려쳐 장타로 많이 연결한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프로야구가 예년보다 약 일주일 먼저 개막한 것도 타고투저 현상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있다.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은 "선발 투수들은 보통 시즌 초반 3번 정도 등판해야 정상 컨디션을 찾는다"며 "올해는 예년보다 시즌 개막이 빨라서 몸 상태를 느리게 끌어올리는 투수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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