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한 적하장에 선거 펼침막이 쌓여 있다.
용인시 한 적하장에 선거 펼침막이 쌓여 있다.

각종 선거 때마다 쓰이는 1천여t의 펼침막 대부분이 소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활용률은 30%대에 그쳤다.

11일 오후 찾은 용인시 한 적하장에는 구에서 회수한 선거 펼침막이 수북이 쌓였다. 적하장 직원은 폐펼침막을 한쪽으로 정리 중이었다.

정리한 폐펼침막은 조만간 소각장으로 보내진다. 용인 수지·기흥·수지 3개 구 모두 수거한 펼침막을 소각 처리한다.

수원시도 처리 방식이 같아 수거 후 소각한다. 이와 달리 화성시는 고형연료로, 고양시는 재생에너지로 다시 활용한다.

각종 선거 때 사용 후 버려지는 펼침막은 1천여t 규모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최근 치른 5번의 선거에서 모두 1만3천985t의 선거용 폐펼침막이 발생했다.

선거별로는 2022년 제8대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때 1천557t과 1천110t, 2021년 재·보궐선거 357t, 2020년 21대 총선 1천739t, 2018년 제7대 지방선거 9천220t이다.

재활용률은 평균 30.2%다. 제7대 지방선거 때 재활용률이 33.6%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는 23.5~26.7% 수준이다.

선거 펼침막은 선거구 내 읍면동 수의 2배까지 허용한다. 국내 전국 읍면동은 모두 3천524곳이다.

제22대 총선에 쓰인 선거 펼침막은 아직 집계 중으로, 21대 총선에서는 약 3만 개를 사용했다.

더욱이 총선에 앞서 1월 26일부터 2월 29일까지 각 지자체가 설치 기준을 어겨 수거한 정당펼침막 1만3천82개, 이날부터 내건 당선자의 감사 펼침막과 떨어진 후보의 낙선인사 펼침막을 더하면 그 수는 늘어난다.

행정안전부와 환경부가 폐펼침막 재활용을 지원하겠다며 지난달 28일 광역지자체를 거쳐 기초지자체에 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신청 마감일(3월 29일) 하루 전이다 보니 지자체 반응은 시큰둥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폐펼침막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한다"면서도 "하지만 재활용품을 만들어 시민에 나눠 줘도 가져가지 않고, 이를 재활용하려는 업체도 마땅치 않다"고 했다.

이하민·이시모 인턴기자 simo@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