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현재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240만 대 수준이다. 신차 규모가 170만 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신차의 1.4배 수준이다. 아직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 시장 대비 낮은 수준으로 충분히 성장 잠재력이 있다. 물론 중고차 거래 대수는 380만 대 수준이나 중고차 기업끼리 거래한 횟수까지 포함됐기에 허수라 할 수 있는 수치다. 수출중고차 시장도 지난해 55만 대 이상을 달성해 전년 대비 20% 넘게 상승했고, 앞으로 선진 시스템과 구조를 갖춘다면 100만 대 이상도 가능한 영역이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2022년 현대차그룹과 같은 제작사의 중고차 진출 결정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실질적인 사업이 시작됐다. 국내 중고차 거래문화는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다. 허위·미끼 매물은 물론 위장 당사자 거래 문제, 성능 점검 미고지와 침수차 문제 등 아직 투명 선진 문화와는 많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소비자 피해 사례 중 가장 심각하고 피해가 많은 영역이 바로 중고차 거래 상황이다. 매매사원의 선진화와 함께 품질 문제 발생 시 보상 체계, 신차와 같은 투명 거래문화가 가장 중요하다.

우선 주무기관이 노력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주관기관인 만큼 적극 나서서 투명성 제고와 문제점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국중고차협회도 조직하고, 중고차 발전 세미나 등 기초 마련부터 해야 한다. 국토부가 직접 모든 것을 하지는 못하는 만큼 산하에 연합회, 제작사, 관련 전문가 등 모든 단체가 융합된 협회 조성을 통해 위탁해야 한다. 이는 필자가 예전 국회의 중고차 상생협력위원회 좌장을 보면서 항상 강조하던 방법이다.

두 번째로 현대차와 기아 등 제작사의 역할이다. 생계업 지정과 관련해 주무기관인 중소벤처기업부가 2022년 자동차 제작사의 연차별 진입을 허가함에 따라 내년까지 일정 비율로 판매하고, 2026년부터는 규제 없이 완전한 진입이 가능해진다. 현재는 제작사가 초기 단계이고 준비가 덜 돼 판매비율이 워낙 적지만, 머지않아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좌장으로 관련 협상을 진행하던 필자도 제작사 진입은 당연한 결정이나 향후 중소기업이나 개인 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진정한 상생관계를 강조했다.진입을 허용한 이유는 OECD 국가 중 제작사의 중고차 거래 진입을 불허한 국가가 전혀 없고, 아직은 허위·미끼 매물 등 국내 부정적인 중고차 거래문화를 선진형으로 개선하는 데 제작사의 인증 중고차 거래가 객관성과 투명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효과는 크게 나타날 것이지만, 국내의 경우 신차의 80% 이상을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만큼 독과점에 따른 후유증을 주변에서도 우려한다. 진정한 의미의 상생 시스템이 중요하고, 상황을 국토부가 유심히 들여다보는 자세도 꼭 필요하다. 역시 국토부 산하 한국중고차협회가 역할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내수 중고차 시장과 수출중고차 시장은 완전히 다르면서도 연계성 측면에서 뗄 수 없는 관련 영역이다. 수출중고차 영역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인 만큼 두 기관과 관련 단체에서 연계성 측면을 강조해 시너지 개선을 생각해야 한다. 한국수출중고차협회 회장을 맡은 필자도 항상 고민하는 영역이다. 7월 4일 인천항만공사가 주관하는 국제해양포럼에서 특별 세션으로 수출중고차 선진화 세미나가 열리는데 좋은 방향이 제시됐으면 한다. 

넷째로 협회를 통한 전문가 양성이다. 중고차 분야는 영역 특성상 전문가 양성이 어렵다. 자동차 공학적 측면에서도, 남이 사용하던 물건을 새롭게 포장해 시장에 내놓은 중고차 거래문화도 알아야 한다. 각종 관련 세금 서류 업무는 물론 중고차 진단평가 지식과 중고차 할부 등 다양한 중간 과정도 인지해야 한다. 최근 중고차 영역의 투명성이 제기되고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딜러문화가 형성되는 부분은 긍정적이라 판단된다. 국내 전문직 중 자랑스러운 직종으로 재탄생해 중고차 관련 전문가 양성과 풍부한 수입원을 자랑하는 직종으로 키워야 한다. 

미래를 기대하면서 모두가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제작사를 대표하는 만큼 비즈니스 활성화 못지않게 사회 기여도 측면에서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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