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훈 인천고령사회대응센터 부연구위원
양지훈 인천고령사회대응센터 부연구위원

4월 10일 치른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투표율은 67%로, 1992년 이후 3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인천시는 65.3%로 17개 시도 중 12위를 기록했지만 역대 총선 최고 기록이다. 인천시민의 높은 투표율은 높은 정치적 관심을 보여 준다. 후보자의 능력이나 도덕성, 소속 정당과 같이 유권자마다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르지만, 앞으로 4년간 정책으로 시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속 정당의 정책과 후보자의 공약을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투표 때 보여 준 정치적 관심을 공약을 이행할 때까지 놓지 말아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정당과 후보자 공약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주거환경이나 교통, 도시재생과 같은 인프라 구축과 관련된 공약이 주를 이뤘다. 필자의 경우 관심 분야인 노인복지정책을 중심으로 공약을 살펴보는 편이다. 

이번 선거에 참여한 40개 정당 중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당정책과 인천지역 당선자들의 공약을 보면 공공의료 확충과 경로당·노인복지관 지원이 중심이다. 두 정당에서 요양병원 간병비 지원을 공통적으로 내세웠고, 몇몇 당선자는 경로당 지원과 노인문화회관 정비·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밖에 어르신 일자리 확대, 임플란트 등 의료비 지원 확대에 관한 공약도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공약으로는 노인복지정책을 확인할 수 없는 당선자도 있고, 전반적으로 노인복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노인복지정책 공약은 기존 정책의 점진적 확대이며, 언론기사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된 지역별 유권자의 관심 이슈를 정리한 공약이슈트리에서도 노인복지는 주요 이슈로 등장하지 않았다. 반면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공약이슈트리에서는 복지 이슈와 관련해 통합돌봄, 기술 기반 어르신 돌봄, 노인공공근로 등 노인복지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2000년 이후 다양한 노인복지정책이 제시됐지만 노년기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의 정책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주로 돌봄과 일자리 영역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한 공약은 생애주기별 외로움·고독정책 마련이 있다. 청(소)년, 중장년, 노인, 1인 가구 등 주요 외로움 경험 집단별 대응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개인의 외로움을 공적으로 지원한 국가는 영국으로, 2018년 고독사로 인해 외로움부(Ministry for Loneliness)를 신설했는데 이는 별도 조직 설치 없이 문화·미디어·체육 담당부처의 장을 외로움 장관으로 지정한다.

인천시 또한 노인 1인 가구와 부부가구가 증가하고, 사회적 관계망이 약화되는 경향을 보여 노인의 외로움과 고독감에 대한 지원이 요구된다.

공적인 사회적 관계망 형성 또한 개인의 외로움을 줄이는 방안이 된다. 노인복지관이나 노인문화센터, 경로당과 같은 노인여가복지시설 이용 경험은 32%로, 시설 이용을 유입할 흥미로운 프로그램 도입과 더불어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노인도 지역에서 고립되지 않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제공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몇몇 당선자들의 공약에서 시설 신규 설치와 프로그램 확충한 공약을 발견할 수 있다.

2024년 3월 기준 인천시 고령화율은 16.8%로, 6명 중 1명이 노인인 사회가 됐다. 2027년이면 5명 중 1명이 노인이 되리라 예측된다. 노인의 욕구와 필요에 대응하는 정책을 통해 노인복지 현장에서 적절하게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노인의 행복뿐만 아니라 노인에 대한 사회적 부담 또한 경감하게 될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앞으로 삶의 전 영역에서 다양한 노인복지정책이 제안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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