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진달래 식재 예정지.
연수구 진달래 식재 예정지.

인천시 연수구가 2026년까지 진달래 총 40만 그루를 심겠다고 나서자 되레 산림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사업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16일 구에 따르면 오는 19일 동춘동 259의 9 봉재산 황톳길 일원에 구비 5천만 원을 들여 진달래 1만 본을 심는 행사를 개최한다. 나무 나눔과 산불 예방·홍보활동도 예고했다.

봉재산은 청량산에서 줄기가 이어져 내려온 도심의 낮고 작은 산(해발 104m)으로 이용객이 많은 맨발 황톳길이 조성됐고, 억새군락지도 형성됐다.

구는 이 구간 유휴 부지 1천㎡ 면적에 인공 포트묘 방식으로 진달래 1만 본을 식재할 예정이다. 인공적으로 진달래 군락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산림·환경 전문가들은 이미 자연적으로 형성된 산림에 진달래를 식재하려면 기반 공사를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산림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진달래는 산 정상에 형성된 군락지를 중심으로 확대해 식재하는 게 바람직하고, 무엇보다 새로운 환경에서 인공적으로 심을 경우 식생을 위한 조사가 사전에 면밀히 이뤄져야 한다"며 "등산로 주변에 심게 되면 이용객 증가에 따른 보호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진달래는 그늘진 산성 땅에서 무리지어 자연 서식하는 종으로 인공적인 환경에서 군락을 형성하려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화 기간도 짧아 미관 개선이나 관광객 모객 등을 목적으로 한 사업이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 연수구의원은 "진달래 관련 문제는 이미 의회에서 실효성 문제가 여러 번 지적돼 상임위에서 부결된 바 있고, 당시 예산편성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과 고충이 있어 좀 미뤄도 되지 않나 하는 의견들이 많았다"며 "그동안 구에서 진행한 나무 심기 행사마다 식재 뒤 관리 부실로 고사된 경우가 잦아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달래 식재는 구가 올해 선정한 핵심 사업으로, 청량산·봉재산·문학산에 생육하는 21만 본에 19만 본을 추가해 군락지를 형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매년 1만 본씩 청량산·봉재산·문학산 일대에 구 자체 예산을 들여 식재하고, 나머지 16만 본은 연계 사업이나 공원 조성 사업 때 도입되는 수종을 진달래로 반영해 총 40만 그루를 심겠다는 구상이다.

구 관계자는 "이번에는 봉재산에 있는 유휴 공간에 식재할 예정이라 수목이나 산림 훼손은 없다"며 "진달래가 구화임에도 계속 개체 수가 감소한다는 우려로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늘려 나가면서 지속 관리·감독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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