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의 반응이 격앙됐다.
 
이순신 장군을 `영웅'이 아닌 `인간'으로 그리겠다는 각오로 시작한 KBS 1TV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극본 윤영수 외, 연출 이성주 한준서)이 엉뚱한 곳에서 암초에 부딪혔다.
 
이순신 장군 `들여다 보기' 작업 만큼이나 원균 장군 재조명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런데 이 작업이 시청자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는 것.
 
이순신, 원균, 유성룡의 어린 시절이 그려지기 시작한 5, 6회가 방영된 `불멸의 이순신' 18일과 19일 시청률은 각각 17.5%와 17.9%(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를 기록했다. 12일 22.9%에 비하면 상당히 떨어진 수치. 물론 경쟁작인 SBS TV `매직' 역시 전주보다 2%포인트 떨어져 동반 하락했다.
 
어린 시절 이순신과 원균의 관계 설정 및 캐릭터에 대해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방송이 나간 후인 19일과 20일 시청자 게시판에는 심지어 조기종영을 주장할 정도로 격한 반응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신완재 씨는 “한 나라의 영웅은 만들어지기도 하고, 필요하기도 하다. 물론 지금까지 원균의 역사가 왜곡됐을 수도 있겠지만 KBS가 드라마로 보여줄 만큼 절체절명의 진실인가”라고 물었다.
 
장진아씨 역시 “어린 시절에 대한 부분이 드라마 전체의 상징적인 역할까지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극중 마치 원균이 이순신의 정신적 지주라도 되는 듯한 대사가 있었습니다”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원균은 저돌적이며 적극적인 면모를 보인 데 비해, 신중한 면모를 표현하겠다는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시청자들은 이순신을 유약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인식해 더욱 두 사람의 어린 시절이 대비된 것.
 
시청자들의 이 같은 반응은 `하다못해 만들어지는 영웅이라도 필요한 시점에 굳이 영웅으로 남아 있는 분까지도 평범한 인간으로 끌어내리는 저의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한 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런 대세의 흐름과 달리 “1년간의 대장정이 남아있으니 지켜보자”는 의견과 “우리가 너무 `영웅' 이순신 장군의 이미지에만 갇혀 있는지도 모른다”는 의견은 소수에 그쳐 제작진으로서 부담이다.
 
“두 사람의 성격을 정확하게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제작진의 기획 의도가 `과연 무엇을 근거로 하고,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느냐'는 시청자들의 의구심과 역사학자들에게 정확한 사실(史實)을 밝히길 요구할 정도로 의문이 생긴 상황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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