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 이후 두 번째예요. 대본이 기다려지기는."

영화 '얼굴없는 미녀'에 이어 곧바로 드라마 차기작 '한강수 타령'(극본 김정수,연출 최종수)을 결정지은 김혜수가 대본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제목이 '한강수타령'이라서 비 오는 20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유람선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고 1때 '사모곡'에 출연했는데, 그 때 어린 마음에도 남편이었던 길용우 선배님과 어떻게 될까라는 등 다음 장면이 그렇게 궁금했어요. 근데 이번이 그래요"라며 훌륭한 대본을 만난 행복감을 표현했다.

정말 그런가 보다. 후배 연기자인 안세미는 "전 아직 신인이라 대본 연습할 때 벅찬데 김혜수 선배님이 자꾸 다음 회도 읽자고 해 혼났어요"라고 말했다.

김혜수는 "연기를 하지 않아도 돼요. 제가 흐름만 놓치지 않는다면 대사를 읽는것만으로도 연기가 돼요"라고 설명한다.

그가 맡은 배역은 시장에서 생선가게를 하는 홀어머니의 맏딸 윤가영 역. 인테리어 잡지 기자로 맏딸 콤플렉스가 있을 정도로 가족을 챙기는 한편 7년 된 남자친구(김석훈 분)와 결혼을 꿈꾼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그에게 싫증을 내고 바람을 피우려 하고, 느닷없이 또 한 남자(최민수)가 나타나 그를 흔들어놓는다.

"남자친구인 김석훈 씨와 싸울 때도 그냥 막 싸워요. 싸우다가도 순간 다른 생각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 현실감이 대사 속에 그대로 표현돼 '연기하는 척'하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느낌과 마주하고 있어요."

연기 데뷔 19년째인데 처음 김정수 작가와 만났다. 김 작가는 김혜수를 두고 "'짝'에서 얼마나 건강하고 싱그럽게 나왔어요. 정말 좋아했던 배우죠. 근데 김혜수의 이미지가 점점 섹시하고, 뭐 그런쪽으로 굳어지더라구요. 내가 느꼈던 대로 김혜수를 건강하게 그려보고 싶어요"라고 화답했다.

이제 중견을 넘어 원로급이 되는 최종수 PD의 연출감각도 다시 보인다고 했다.김혜수는 "정말 젊은이 못지 않게 쿨~하세요. 얼마 전 '티내는 연기하지 마라'고 제연기를 지적하시는데 확 깼어요. '맞아. 내가 이런 연기에 갇혀 있었구나'라고 생각했죠. 그 다음부터 정말 편하게 연기하고 있습니다"며 존경을 표했다.

'한강수타령'은 10월 2일 시작한다. KBS 2TV '애정의 조건'이 최종회로 치닫고 있어 초반 고전은 예상된 일. 그럼에도 김혜수는 "정말 많은 분들이 우리 드라마를 보면 공감하리라 생각해요. 우리 살아가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그려지거든요"라며 시청자를 '유혹'했다.

'전원일기', '파도', '그 여자네 집'에서 보여준 김정수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묻어있는 필력과 '사랑이 뭐길래', '그대 그리고 나'를 통해 이웃의 삶을 정감있게 그려온 최종수 PD의 내공이 김혜수, 김석훈, 최민수, 김민선, 봉태규 등 썩 괜찮은 배우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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