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대 외래교수 김영림

 
웰빙 시대를 맞아 유기농 식품가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기농 식품은 인체에 해가 없는 식품이라는 의미에서 신뢰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가게에도 가보면 탁주와 소주도 팔고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유기농으로 자연 발효된 술이기 때문에 해가 없는 것처럼 고객으로부터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알코올(술)과 담배, 커피를 비롯한 카페인 음료는 기호품의 대명사이다. 기호품이란 넓은 의미에서 식품은 아니지만 독특한 맛과 향기를 지닌 오랜 전통에 의해 제조된 역사를 갖고 있다. 기호품은 영양적인 면보다는 정신적인 면에서 선호하는 식품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런 기호품들은 지속적으로 과량 섭취하거나 애용하게 되면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중독현상을 낳게 된다는 점에서 이롭지 못한 식품군에 속한다.
 
알코올의 역사는 원숭이가 바위틈에 저장해 두었던 과실이 발효된 것을 우연히 인간이 발견하여 음용함으로써 알코올의 기초가 되었다고 한다. 술은 모든 민족들에게 있어서 수천 년 동안 즐겨 마셨으며 인류의 흥망성쇠와 함께 술의 문화는 날로 발전돼 왔다. 술은 식욕을 돋우며 위액분비를 촉진하며 긴장상태를 해소하는 유익함도 있으나 사실은 소량의 술이라도 거듭함에 따라 인생을 망쳐 버릴 수 있는 무기가 아닐 수 없다.
 
대개 국민소득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알코올 남용국가로 알려졌는데, 이미 우리나라도 OECD 국가 중에 상위권에 속한 나라로서 시민건강은 물론 민주복지사회로 향해 나가는데 있어서 커다란 걸림돌로 부각돼 있는 실정이다.
 
알코올의 남용으로 가장 먼저 손상을 받는 장기는 간이다. 간장은 음식물과 모든 독성물질을 해독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간세포가 크고 비대하여 지방간을 비롯한 나중에는 알코올성 간염환자가 되곤 한다. 더 진전이 되면 간은 돌덩이처럼 굳어지거나 위축돼 간경화증으로 고생하다가 회복불능상태에 빠져 버린다. 특히 소장에서의 영양분 흡수기능이 나빠져서 불균형에 의한 영양장애를 가져오게 하며 혈중 농도가 증가해 심장 장애를 안겨준다. 또한 임신 중의 중독은 태아의 성장장애를 초래하고 기형아 탄생을 예고한다. 그리고 말초신경을 확장케 함으로 혈압을 다소 낮추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추운 겨울날 길거리에 쓰러져 잠을 자다가 동사(凍死)하는 일도 왕왕 있다.
 
일반적으로 술은 영양물질이라고 할 수 없으나 인체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소화기능에 도움을 주지만 과음하게 되면 식욕이 떨어뜨려 버린다. 그래서 술은 안주와 함께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알코올의 중독은 심리적인 원인과 사회적 환경의 원인에 의하여 촉발할 수 있으나 마약중독자와 마찬가지로 탐닉하게 하는 성분이 있어서 자제력이 약한 성격 소유자에게 만성질환의 요인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알코올 중독은 약으로 치료되는 것은 아니며 심리적, 즉 정신치료요법으로 치료될 수 있다. 다만 약은 보조제 역할만이 할 뿐이며 약물에 의하여 숙취 억제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약물 부작용으로 고생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다. 흔히 본인도 모르게 음식물에다 약을 투여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며 술이 취한 상태에서의 커피는 술을 깨는데 도움을 줄 것 같으나 별로 도움을 줄 수 없다. 다만 평소에 숙취 중에 5% 링거주사제 등에 투입하는 일은 권장할만 일이지만 진통제 종류에 약은 간의 손상을 부채질한다. 그러고 술 마신 다음에 음식물이나 밥을 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혈당이 떨어지는 것을 보충하는 신체반응으로서 비만이 염려가 될 수 있지만 간을 보호하고 숙취를 빨리 풀게 한다. 음주 시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은데 담배는 인체에 산소결핍을 가져와 몸에 매우 해로울 뿐만 아니라, 대뇌신경을 더욱 마비시킬 수 있다. 물은 자주 마시면 숙취를 예방할 수 있고 알코올 성분이 희석할 수 있어서 좋고 좋은 안주를 많이 먹으면 알코올의 흡수가 지연됨으로 덜 취하게 된다. 이때 안주는 기름진 것보다 치즈, 두부, 생선 등 저지방 음식과 채소, 과일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술은 인류의 문명과 함께 필요악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건강한 삶을 즐기려면 술을 멀리해야 하며 절제하는 것만이 술의 해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다음은 담배와 건강, formkim@fr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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