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재학생 스타 김태희가 내달 초부터 미국에서 3개월 동안 체류한다. 외주제작사 로고스필름과 JS픽쳐스가 공동 제작하는 대형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가제)의 촬영을 위해서다. 이 드라마에서는 하버드대 의대생 역을 맡아 김래원, 이정진 등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아울러 김태희는 요즘 KBS 2TV '구미호 외전' 종영 후 드라마 때문에 밀린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쁘다.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신세대 스타답게 CF 촬영과 패션쇼 행사 참석 등으로 무척 분주한 그를 만났다.

"외국에서 제 사진을 보니까 무척 신기했어요."

본격 인터뷰에 앞서 김태희는 자신의 사진과 함께 중국어 설명이 곁들여진 한 홍보 책자를 소개했다. "중국의 한 백화점 건물에 내 얼굴 사진이 크게 걸려 있기도 했다"며 외국에서 뜻밖의 인기를 실감해 들뜬 표정이었다. 김태희는 이달 하순 패션쇼 참석차 중국에 다녀왔다.

김태희는 작년 초 SBS TV '스크린'으로 드라마 데뷔를 했다. 불과 1년 반 만에 출연 CF와 드라마 등을 통해 해외에까지 이름을 알리며 당당히 톱스타 대열에 합류한 것. 이번에는 제작비 50억 원 규모의 미국 올 로케이션 드라마 주연으로 발탁되는 '행운'이 이어졌다.

"밝고 당당한 동포 학생 역이에요. 가난하지만 열정을 갖고 자신감 있게 살아가지요. 학비도 스스로 벌어서 조달해요."

하지만 주위의 우려도 있다. 서울대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상황에서 세계 최고 명문대인 하버드대 학생 역까지 맡게 되면 '엘리트 배우'라는 이미지가 굳어지지 않을까 하는 시선이다.

"사실 그런 '꼬리표'와 도도하고 차갑게 보인다는 이미지 때문에 그 동안 특이한 역을 주로 해왔어요. '천국의 계단'에서는 악역이었고 구미호로 둔갑하기도 했지요. 이번엔 정말 제가 해보고 싶었던 역을 선택했어요. 남들이 저에 대해 생각하는 선입견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겁니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한편 최근 출연작인 '구미호 외전'에서의 연기를 놓고 '(구미호임에도) 무섭지 않다'거나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사람들의 평가에 앞서 제 계산대로 연기를 했습니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구미호를 선보이고 싶었어요. '안 무섭다', '애처롭다'는 평가는 제가 의도한 결과인 셈이지요.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 때문에 힘들어 하는 등 안쓰럽게 보이려고 했거든요."

김태희는 연기 생활을 계속하면서 애초 가졌던 "연예인이 되기에 적성이 맞지 않는다"라는 고민도 상당히 해결됐다고 한다.

"처음부터 연예계에 환상이 있지 않았다"는 그는 "이 때문에 환상이 깨져 힘들어 하는 부분은 없었다. 오히려 내 안에서 연예계와 잘 맞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는 기쁨이 더욱 크다.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쯤에는 영화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비비안 리와 오드리 헵번이 나온 영화는 지금 봐도 감동적이다. 나도 이런 작품을 하나 정도 남기고 싶다"는게 김태희의 꿈이다. 아울러 서울대 의류학과에 휴학 중인 김태희는 졸업을 위해 남은 20학점도 채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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