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인간극장'이 국군의 날 특집으로 2부작 '캘리포니아에서 온 이등병'을 준비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6월 자원 입대한 재미교포 정준영(30) 이병의 군 생활을 다룬 미니 다큐멘터리.

병역비리 논란으로 얼룩진 지난 몇 주를 생각할 때 정 이병의 자원 입대는 이땅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 이병은 미국 영주권을 가진 재미교포. 병역 의무가 없는 그가 서른 살 나이에 군에 자원입대한 이유를 뭘까?

'한국 사람, 한국 남자'로 살겠다는 아버지 정대용(62. 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씨와 한 약속 때문이다.

2부로 나눠 방송되는 '캘리포니아에서 온 이등병'은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밀물부대'에서 보급병으로 일하는 정 이병의 일상을 따라간다.

지난 30일 방송된 1부에서는 실수 투성이 정 이병의 군생활 적응기가 방송됐다.

정 이병은 오랜 미국생활로 양반다리로 앉아 있는 게 무엇보다 고통스럽다. 또 '짬밥'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점호시간에도 늦기 일쑤이다. 입대해 초코파이를 처음 먹어봤고 '소등' '점등' 등 한자 일색의 군대용어는 외국어로 느낄 만큼 어렵다.

고참들에게 혼나는 일을 밥 먹듯 하는 그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의무감에서 온 군대가 아니라 자원해서 왔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 한다"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한다.

방송이 나가자 KBS '인간극장' 게시판에는 정 이병의 용기에 대해 박수를 보내는 글들이 줄줄이 올라왔다.

김석진(k0331sj)씨는 "합법적으로 피해갈 수도 있는 군대를 늦은 나이에 입대해 열심히 군생활을 하고 있는 정 이병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지금 이 시간에도 불법적으로 군대를 회피하고 있는 나약한 젊은이들이 이 방송을 봤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욱(kkun13)씨는 "서른 살에 아내와 직장, 가족을 뒤로 하고 흙내 나는 유격장을 뛰는 정 이병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내내 밝은 모습을 잃지 않던 그 모습을 보고 정말 감명받았다. 우리 나라 연예인, 스포츠 스타, 귀하신 몸의 자제분들 반성해라"고 말했다.

제대한 지 20년이 넘었다는 박철우(pcw00117)는 "정 이병의 의지를 모두 눈 여겨 보자"며 정 이병을 '대단한 의지와 생각을 가진 젊은이'라고 평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1부에 이어 1일 오후 8시 30분부터 50분 간 방송되는 2부에서는 유격훈련을 마친 후 4박 5일간의 휴가를 준비하면서 정 이병이 느끼는 전우애와 서울의 처가를 찾아 미국에 있는 아내가 보낸 셀프 카메라를 보며 눈물 짓는 모습등이 공개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