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몇달만에 아내와 초등학교 5학년의 둘째딸, 그리고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7)을 데리고 고향 당진을 다녀왔다.
 
큰딸은 수능을 앞둔터라 공부하기에 정신이 없어 우리의 행렬에 빠질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고향을 찾은 것은 새로 나온 햅쌀도 구하고, 사과철을 맞아 과수원에 들러 아이들에게 산교육을 시키고 싶어서였다.
 
고향집과 불과 3km정도 떨어진 예산 신암의 과수원 밀집지역.
 
추사 김정희 고택이 있어 더 유명한 이곳은 양쪽 15km에 이르는 지역이 모두 과수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사과를 깎아주면 맛이 있다고 먹기만 하던 아이들이 사과밭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모습을 보고 `저게 사과였구나'하며 신기해 했다.
 
우리 가족은 추사 김정희 선생의 고택을 둘러보고, 싸가지고 간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한 뒤 길가에 있는 과수원에 들렀다.
 
40대로 보이는 과수원집 주인 부부가 우리를 보고 반겼다.
 
`사과를 수확하고 오늘부터 이를 저장키 위해 일손이 바쁘다'는 부부는 영락없는 순수한 과수원집 주인모습, 그대로였다.
 
주인 부부는 우리 아이들에게 사과나무에 달려있는 사과를 가르키며, `이렇게 탐스럽게 생긴 것을 봤냐'며 사과나무를 가르켰다.
 
이내 아이들은 사과밭을 누비며, 떨어진 사과를 줍고 즐거워 했다.
 
주인은 `떨어진 사과는 얼마든지 그냥 가져가도 좋다'고 했고, `과수원에서 먹는 것은 돈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까지 했다.
 
한입을 씹으면 아삭아삭 소리를 내며 혀를 사로잡고, 물많은 과육의 질감이 사로잡는다.
 
과수원 주인 부부는 우리아이들에게 자연학습을 왔다고 생각하고 마음껏 놀고 가라고 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가 주워담은 한 포대정도의 사과를 그냥 갖고 가라고 차에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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