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는 최종예선도 어렵습니다."

현역 시절 '아시아의 야생마'로 통했던 김주성(28) 대한축구협회 국제전문위원이 14일(한국시간) 베이루트시립경기장에서 벌어진 한국과 레바논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7조리그 관전한 뒤 한동안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김 위원은 후배 태극전사들의 경기 내용이 매우 못마땅한 듯 아쉽다는 말을 연발하며 이 경기를 포함한 한국축구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관전평을 묻는 질문에 "결과를 떠나 팀플레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그는 "공수를 떠나 전반적으로 동료를 도와주려는 협동 플레이가 안됐고 너무 개인 지향적이었다"며 "과거 한국팀의 장점이자 2002한일월드컵 때 보여준 조직력이 소멸돼 아쉽다"고 덧붙였다.

사실 대표팀은 이날 후반 경기의 흐름을 지배했지만 공격수끼리 호흡을 맞추지 못한 것은 물론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 패스하기보다는 혼자 해결하려는 욕심탓에 적지 않은 골 찬스를 무위로 돌리며 1-1 무승부에 그쳤다.

이런 엇박자는 비단 이날 하루만 나온 것이 아니어서 김 위원의 지적은 공감을 얻었다.

그는 "과거에는 마라도나나 펠레의 예에서 보듯 한 선수 의존도가 컸지만 지금은 팀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절대 승리할 수 없다"며 "안정환, 이천수, 설기현 모두 돌파 능력이 좋고 플레이가 돋보이고 화려하나 팀으로 봤을 때 화려한 것은 무의미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 위원은 한국축구가 2004아시안컵 예선에서 베트남과 오만에 충격의 패배를 당하고 감독을 중도 교체하는 극약처방을 내린 뒤에도 졸전을 거듭한 원인이 팀워크와 조직력 실종에 있다고 진단하는 듯 했다.

김 위원은 이어 "허리와 공격라인이 간격이 벌어진 탓에 연결고리가 차단돼 따로 노는 인상을 주었다"며 "지금의 문제점을 고치지 않으면 최종예선 통과도 장담할수 없다.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훈수했다.

김 위원은 이와 함께 팀 플레이를 유도하고 조직력을 향상시키기 경쟁심을 자극해야 한다는 노리도 폈다.

기존 붙박이 멤버에게는 후보로 밀리는 것은 물론 대표팀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심어주고 신예에게는 동기유발 기회를 주는 등 경쟁을 시켜야 사명감과 목표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게 김 위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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