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퀸' 박지은(25·나이키골프)이 `별들의 전쟁'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골프챔피언십(총상금 82만5천달러) 첫날 화려한 버디 파티를 벌이며 단독 선두에 나섰다.
 
박지은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골프장 캐년코스(파72·6천437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는 사이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쏟아내며 10언더파 62타를 쳐 카트리나 매튜(스코틀랜드)를 2타차로 제쳤다.
 
10언더파 62타는 지난 86년 팻 브래들리(미국)가 세운 대회 최소타 기록(63타)을 18년만에 1타 줄인 것.
 
지난 3월 웰치스프라이스챔피언십에서 파70짜리 코스에서 생애 18홀 최소타(61타)를 쳤던 박지은은 이번에는 생애 18홀 최다언더파 기록을 세우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한 달 간의 휴식을 끝내고 출전, 박지은과 맞대결한 박세리(27·CJ)는 스윙감각을 되찾지 못한 듯 드라이브샷이 페어웨이를 자주 벗어났고 아이언샷 정확도도 떨어지면서 2오버파 74타의 부진으로 유일한 아마추어 위성미(15·미국명 미셸 위)와 함께 출전자 20명중 공동 18위로 처졌다.
 
박지은은 파4홀인 2, 4, 5번홀에서 버디를 쓸어 담으며 타수를 줄여 나가다가 파3홀인 6번홀에서 보기로 주춤하는 듯 했으나 9, 11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수확, 이미 8언더파로 라운드를 마친 매튜를 4타차로 맹추격하기 시작했다.
 
12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홀컵 50㎝ 옆에 갖다붙인 뒤 이글을 잡아 단숨에 공동 2위까지 도약한 박지은은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또 건져 1타차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15번홀(파5)에서 2.5m거리의 버디퍼팅이 홀컵 코 앞에서 멈춰 아쉽게 파에 그친 박지은은 16번홀(파3)에서 4m짜리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도약했고 17번홀(파4)에서 1.5m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9언더파로 단독 1위가 됐다.
 
거칠 것이 없었던 박지은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샷이 그린을 약간 벗어났지만 퍼터로 깃대가 꽂혀있는 홀컵을 직접 겨냥, 6.5m를 굴러간 볼은 그대로 컵으로 빠져들어가 버디가 되면서 대회 18홀 최소타 기록을 수립할 수 있었다.
 
평균 비거리 285야드의 호쾌한 드라이브샷을 폭발시킨 박지은은 14개홀 가운데 11개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켰고, 18개홀 가운데 15개홀의 그린을 적중시키는 안정감을 보였다.
 
박지은은 “10언더파를 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정말 짜릿하다”면서 “마지막홀에서는 두 번째샷을 잘못 쳐 파로 막아낸다고 생각했는데 뜻하지 않은 버디 보너스를 얻었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 대회에서 8차례 참가해 우승 3회, 준우승 2회의 기록을 지닌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첫 출전한 위성미의 장타 대결은 예상대로 소렌스탐의 완승으로 끝났다.
 
소렌스탐은 위성미에 전혀 밀리지 않는 평균 비거리 288야드의 장타를 뿜어낸 데다 그린 미스가 단 1차례에 그친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6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3위에 올랐다.
 
위성미는 폭발적인 드라이브샷은 여전했으나 경기 운영면에서 `여제'를 당해내지 못했고 12번홀(파5)에서 드라이브샷 실수로 어이없는 트리플보기가 나오면서 2오버파 74타로 공동 18위에 그쳤다.
 
위성미는 그러나 15번홀(파5)에서 드라이브샷이 330야드에 육박하는 엄청난 장타를 폭발시키는 등 어린 나이 답지 않은 괴력을 선보여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소렌스탐과 한 조에서 라운드를 마친 위성미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훌륭한 코스 공략이 존경스럽다”며 소렌스탐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대해 소렌스탐은 “위성미는 재능을 가진 선수이고, 함께 플레이하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면서 “하지만 난 내 경기에만 집중하고 다른 데 눈을 돌리지는 않는다”며 따끔한 훈수를 하기도 했다.
 
장정(24)이 5언더파 67타로 박지은에 4타차 공동 7위에 올랐고 안시현(20·코오롱엘로드)과 김초롱(20)이 4언더파 68타로 나란히 공동 9위를 달렸다.
 
김미현(27·KTF)은 2언더파 70타로 공동 13위, 한희원(26·휠라코리아)은 1언더파 71타로 공동 15위로 밀렸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크리스티 커(미국)가 소렌스탐과 함께 6언더파 66타로 공동 3위에 포진해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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