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리베로' 홍명보(35·LA 갤럭시)가 25년간의 현역생활을 정리하면서 2002한일월드컵을 가장 힘들었던 대회로 꼽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홍명보는 15일 대한축구협회에 전달한 감사 메시지에서 “이제와 고백하건대 수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도 저와는 인연이 없는가 하고 내심 포기했던 대회가 바로 2002 한일월드컵이었다”고 밝혔다.
 
홍명보는 협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 글에서 “월드컵은 언제나 아쉬움, 그리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림자였다”면서 “많은 좌절을 경험했었기에 선수로서 제 생애의 마지막인 2002년 월드컵에 출전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의 최고 스타였던 홍명보는 당시 체력 문제를 이유로 내세운 거스 히딩크 감독의 외면으로 한동안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등 위기를 겪었었다.
 
대회 직전 대표팀에 재발탁됐던 홍명보는 “이 월드컵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부상에서 막 회복된 몸이었지만 지난 20여년 동안 해왔던 것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강도 높은 훈련을 했고 격렬한 경기에도 힘든 줄 모르고 뛰었다”고 말했다.
 
홍명보는 “제 축구 인생에 영원히 잊지 못할 감격의 월드컵 1승을 거두고 이어 대망의 16강 진출이 확정됐을 때 3전4기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이렇게 끈질기게 두드리니 문이 열리는 구나'하는 감격에 젖었다”고 4강 신화를 이뤘던 당시를 회상했다.
 
미국프로축구(MLS)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홍명보는 “선수 홍명보는 2년 전 한국을 떠날 때 이미 은퇴했던 것이고, 미국에서의 2년은 제 자신을 정리하고 한국 축구를 위해 미래의 저를 준비하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살았다”며 감회에 젖었다.
 
홍명보는 “다가올 제 미래도 한국 축구와 선후배, 동료 그리고 국민 여러분을 위해 바쳐지리라 확신한다”며 앞으로도 축구 발전에 공헌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홍명보는 지난 8일 은퇴 기자회견을 통해 스포츠 전문분야를 공부해 행정가 및 지도자 수업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한편 홍명보는 지난해에 이어 오는 12월 불우 이웃을 통한 자선경기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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