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물든 양말의 위력을 떨친 커트 실링(38.보스턴 레드삭스)이 월드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다시 발목 힘줄을 고정하는 응급처방을 받아 `2차 부상투혼'을 예고했다.

실링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벌어질 월드시리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2차전을 앞두고 오른 발목의 피부를 찢어 안쪽 조직과 꿰매면서 힘줄을 고정하는 기이한 수술을 24일 다시 받았다.

실링은 "우리는 지난 번 시술 때와는 달리 서두르지 않았다"며 "통증이 없는 한 아무런 불편함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링은 디비전시리즈에서 발목을 뼈 정상적인 투구가 불가능해지자 지난 20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뉴욕 양키스와의 6차전을 앞두고 위와 같은 시술로 힘줄을 고정해 통증을 없앤 뒤 효험을 봤다.

1차전에서 3이닝 동안 6실점하는 최악의 성적을 냈지만 6차전에서는 발목에 신경을 쓰지 않고 막강 양키스 타선을 7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막아 승리한 것.

보스턴 팬들은 실링의 시술 부위가 찢어져 양말이 피로 물들자 이를 86년 묵은 `밤비노의 저주'가 풀리는 징조로 여기기도 했다.

출전을 앞둔 투수들은 손에 물집이 잡히는 것을 막기 위해 식초에 손을 담그거나 신경통 때문에 어깨나 팔꿈치에 호르몬 주사를 맞는 등의 요법을 쓰기는 하지만 이같은 물리적인 시술은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등장하는 기이한 처방.

보스턴은 챔피언십시리즈 4, 5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대혈투로 가용 투수가 바닥나자 1차전에서 3이닝 6실점의 최악의 피칭하는 등 부상에 허덕이는 실링에게 팀의 운명을 맡기는 수 밖에 없었다.

실링은 챔피언십시리즈에서의 모험에 대해 "1차전 때 같은 발목으로는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며 "전례 없는 시술이든 말든 나로서는 다른 것을 선택할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실링은 2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의 에이스 매트 모리스(15승10패)와 선발투수 경쟁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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