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도시 인천을 상징하는 연안부두.

이곳에는 새벽을 열어가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이른 새벽 만큼이나 싱싱한 활어를 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는 인천활어협동조합(조합장 조제윤)에 소속된 300여명의 수산인들.

이들은 활어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수족관 문을 닫지 못한 채 언제나 새벽의 주인으로 살아간다.

국내 최대의 활어조합인 인천조합에는 모두 50여개의 회원사가 가입돼 있다.

인천 이외에 부산과 대천, 하남 등 전국적으로 4개의 조합이 있지만 인천에서 처리하는 하루 물동량이 100~150t으로 가장 많다.

이는 국내 처리량의 70~80%를 차지한다.

게다가 하루 처리되는 각종 패류 30t까지 더할 경우 많을 때는 하루 200t 가량의 어패류가 인천조합을 통해 나가게 된다.

심지어 바다와 접한 강원도와 충청도에서까지 인천조합에서 활어를 떠갈 정도이다.

인천조합 회원사가 밀집해 있는 연안부두는 바다와 접해 있어 해수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고, 수도권 어디든 다을 수 있는 교통망 때문에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따라서 제주, 통영, 거문도, 완도, 흑산도 등 남해연안에 있는 양식장에서 타 지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연안부두로 직송해 온다.

그 만큼 연안부두의 활어는 재고개념이 없다. 당일 들어온 물량이 당일 아니면 다음날 빠져 나가는 것이다.

이처럼 연안부두가 활어메카로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충무수산 김성식(41)씨와 같은 새벽을 여는 사람들 때문에 가능하다.

김씨는 “아무리 싱싱한 활어가 들어와도 벌써 2~3일만 지나면 맛과 영양이 급격히 떨어져 상품으로서 가치가 하락되기 때문에 하루도 문을 닫아둘 수 없다”며 “조금은 힘들지만 활어의 생명이 신선도인 만큼 게을음을 피울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요즘 걱정거리가 생겼다.

경기하락이 워낙 심하다 보니 적자보는 조합원이 대부분이고 새벽에 장을 열어도 찾아오는 손님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들이 새벽에 일하는 기쁨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인천조합 엄상섭(44) 상무는 “경기가 위축돼 활어소비가 감소할 경우 소매점은 물론 도매점(조합), 더 나아가 양식어민 모두에게 막대한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며 “하루빨리 경기가 좋아져 국민들도 한숨 돌리고 우리 조합원들도 다시 희망의 꿈을 안고 새벽을 열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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