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가 파죽의 3연승을 달리며 86년만에 월드시리즈 제패를 눈앞에 뒀다.
 
보스턴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에서 선발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역투와 매니 라미레스의 맹타를 앞세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4-1로 이겼다.
 
이로써 보스턴은 월드시리즈 3연승을 기록, 남은 4경기 가운데 1승만 보태면 1918년 이래 무려 86년 동안 갈망했던 왕중왕을 차지, `밤비노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특히 리그 챔피언십에서 뉴욕 양키스에 초반 3연패 뒤 기적같은 4연승을 거뒀던 보스턴은 이날 포스트시즌 홈 6연승 가도를 달리던 세인트루이스를 적지에서 꺾고 포스트시즌 7연승을 구가했다.
 
가을비가 그라운드를 적신 가운데 이날 승부는 양팀의 집중력에서 갈렸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1승1패, 방어율 5.40으로 다소 부진했던 마르티네스가 7이닝동안 3안타 2볼넷에 삼진 6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선방하는 가운데 타선의 핵인라미레스가 선제 솔로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라미레스는 이날 홈런으로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18호째를 기록, 양키스의 전설적인 강타자 미키 맨틀과 함께 역대 2위 자리를 같이 했다.
 
보스턴은 1회초 2사 뒤 3번타자 라미레스가 상대 선발 제프 수판의 5구째를 강타,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겨 선취점을 올렸다.
 
세인트루이스는 1회말 1사 뒤 래리 워커의 볼넷에 이어 알버트 푸홀스가 3루수빌 뮬러의 보이지 않은 실책으로 내야안타를 얻고 스콧 롤렌은 볼넷을 골라 1사 만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짐 에드먼즈의 좌익수 플라이 때 워커가 무리하게 홈으로 파고들다 좌익수 라미레스의 정확한 홈 송구에 아웃돼 무거운 발걸음을 예고했다.
 
세인트루이스는 3회에서도 9번타자 수판의 3루수 앞 내야안타와 에드가 렌테리아의 우월 2루타로 무사 2, 3루 기회를 잡았지만 워커가 2루수 땅볼로 아웃된 뒤 어정쩡하게 서있던 수판마저 3루에서 태그아웃돼 스스로 상승세에 찬 물을 끼얹었다.
 
반면 보스턴은 득점 찬스마다 터지는 적시타에 콧노래를 불렀다.
 
위기를 넘긴 보스턴은 4회 2사에 뮬러의 좌중간을 빠지는 2루타에 이어 트롯 닉슨의 우측 담장을 맞히는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
 
이어 5회에도 보스턴은 선두타자 조니 데이먼의 우월 2루타와 올랜도 카브레라의 우전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든 뒤 라미레스와 뮬러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추가, 4-0으로 달아났다.
 
전날 33세 생일을 맞았던 마르티네스는 3회까지 제구력이 흔들렸지만 3차례 사이영상을 거머쥔 대투수답게 자신감을 되찾고 4회부터 7회까지 모두 범타처리하는 위력투를 선보인 뒤 마이크 팀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팀린은 8회를 완벽히 틀어 막았고 9회부터 마무리에 나선 키스 포크는 1사에 워커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후속타자 푸홀스와 롤렌을 가볍게 처리해 경기를 매듭지었다.
 
생애 첫 월드시리즈 등판에서 승리를 따낸 마르티네스는 “나는 우리팀이 양키스처럼 긴장을 풀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월드시리즈가 7차전 이전에 끝날 것으로 자신했다.
 
한편 28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4차전에 보스턴과 세인트루이스는 데릭 로우와 제이슨 마키를 각각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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