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동료들의 덕분입니다."

현대의 마무리 투수 조용준(25.현대)이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마지막 9차전이 끝난 뒤 실시된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투표수 81표 가운데 68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올 시즌 10승 3패 34세이브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프로 3년차 조용준은 99년 한국시리즈에서 1구원승, 3세이브를 기록한 구대성 이후 5년만에 구원투수로서 MVP에 오르는 영예를 안은 것.

임창용(삼성)에 이어 구원 2위에 오른 조용준은 올 시즌 정규리그부터 홈런을 한방도 허용하지 않은 소방수 중의 소방수였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여세를 몰아 7차례나 등판, 12⅓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솎아내며 3세이브, 방어율 제로(0)로 펄펄 날았다.

조용준은 현대가 6-2로 승리를 거둔 지난 21일 1차전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한것을 시작으로 8-8 무승부로 끝난 2차전,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4차전, 4-1 승리를 거둔 5차전, 6-6 무승부가 된 7차전, 3-2로 승리한 8차전, 그리고 우승을 확정지은 9차전까지 강행군해 실제 세이브수는 6개가 될만했다.

9차전에서 현대가 8-6으로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9회,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서 유격수 박진만이 내야 플라이를 놓쳐 1실점(비자책)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조용준은 대타 강동우를 1루 땅볼로 물리치며 감격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12회 연장 접전이 벌어진 4차전에서는 9회부터 무려 4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았고 7차전에서도 9회 양준혁-멘디 로페즈-김한수로 이어지는 삼성의 중심타선을 깨끗하게 돌려세워 패배 위기에 놓인 팀을 구했다.

3차례 연장, 9차전까지 가는 접전 속에 꿋꿋하게 뒷문 단속에 열과 성을 다했던 조용준은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동료들이 잘해서 부담없이 경기했다"고 겸손히 고개를 숙였다.

조용준은 시리즈 최고의 위기였던 이날 9회말에 대해 "주자가 있었지만 아웃 카운트를 하나 하나 잡아간다고 생각으로 던졌다"며 특급 마무리의 기본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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