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중왕을 가리자.” 올해 새로운 `골프황제'로 올라선 비제이 싱(피지)과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 그리고 `새신랑' 타이거 우즈(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맞붙는다.
 
무대는 오는 4일(이하 한국시간) 밤부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골프장(파70·7천29야드)에서 열리는 투어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
 
이들 `빅3'는 지난 8월20일 끝난 NEC인비테이셔널 이후 2개월이 넘도록 같은 대회에서 격돌한 적이 없다.
 
NEC인비테이셔널 다음 대회인 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서는 우즈와 싱이 맞붙었지만 엘스는 불참했고 지난달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 때는 우즈와 엘스가 출전했으나 싱이 나오지 않아 `3인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대회는 이들 3명의 슈퍼스타가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로 세계 골프팬들의 눈길을 사로 잡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상승세의 싱이 54년간 PGA 투어에서 맥이 끊긴 시즌 두자리 승수를 올리느냐와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던 우즈가 부활샷을 날리느냐 여부.
 
지난 1일 크라이슬러챔피언십에서 우승, 사상 첫 시즌 상금 1천만달러를 돌파하는 신기원을 이룩한 싱은 내친 김에 시즌 10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PGA 투어 시즌 최다승은 1945년 바이런 넬슨(미국)의 18승이지만 1950년 샘 스니드(미국)가 10승을 올린 이후 최다승 기록은 2000년 우즈와 올해 싱이 따낸 9승이다.
 
이미 상금왕과 다승왕을 굳힌 싱으로서는 우즈와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둬 `세계최고'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싱은 “승리는 계속될 것”이라며 또 한개의 우승컵으로 시즌을 마감하겠다는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반면 지난달초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을 즐기느라 한달 이상 코스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우즈는 그새 세계랭킹이 3위까지 밀렸고 PGA 투어 상금랭킹은 4위까지 떨어져 이번 대회로 명예회복의 무대로 삼겠다는 다짐이다.
 
상금과 승수 경쟁에서 싱을 따라 잡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황제'로서의 자존심은 지키겠다는 것.
 
싱과 우즈에 맞서는 엘스의 투지도 만만치 않다.
 
한때 싱과 함께 세계 1위를 다퉜던 엘스도 싱이 출전했던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당당히 우승, PGA 투어 상금랭킹 30위 이내 선수만 출전하는 이 대회에서 다시 한번 싱과 우즈를 꺾겠다며 출사표를 냈다.
 
이와 함께 이 대회에는 마스터스 챔피언 필 미켈슨(미국)과 US오픈 우승자 레티프 구센(남아공), 브리티시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토드 해밀턴(미국), 유럽의 샛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세계 최고수들이 출전해 이들 `빅3'에 도전한다.
 
이와 함께 유럽프로골프 최강자인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초청 선수로 나와 변수로 등장했다.
 
해링턴이 내년부터 PGA 투어에서 뛰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투어 사무국은 상금랭킹 30위 이내 선수만 출전하는 이 대회에 한자리를 더 만들어 출전자수가 31명이 됐다.
 
PGA 투어 비회원인 해링턴이 PGA투어 대회에 짬짬이 출전해 벌어들인 상금이 30위 이내에 해당하지만 공식 상금랭킹 30위 이내 선수 1명을 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출전 선수를 늘렸다.
 
해링턴은 라이더컵대회 때 우즈와 미켈슨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치는 등 이번 대회에서도 당당한 우승 후보 가운데 한명이다.
 
`한국산 탱크'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도 30명의 `톱랭커 경연장'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 상위 입상을 타진한다.
 
이번이 3번째 출전인 최경주는 첫 출전했던 2002년 공동9위를 차지했고 작년에는 공동19위에 올랐다.
 
대회는 컷오프없이 72홀 스트로크플레이로 펼쳐지며 우승 상금은 108만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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