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년리그 신생팀 프로젝트.'

지난 10∼12일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대학배구 최강전에 모인 각 대학팀 감독들의 관심은 온통 한 곳에 쏠렸다.

바로 프로배구 원년리그에 과연 신생팀이 참가할 수 있을 지 여부.

현재 남자배구는 오는 19일 고졸 선수들을 대상으로 드래프트를 실시하는 여자배구와는 달리 드래프트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이미 대졸 신인들이 실업팀에 합류해 한창 손발을 맞출 시기지만 올해는 신생팀이라는 변수 때문에 일정이 자꾸만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신생팀이 창단될 경우 2개 대학의 선수들을 '몰아준다'는 규정 때문.

배구계 안팎에서는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LG화재, 대한항공에 이어 제5구단 창단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김혁규 한국배구연맹(KVL) 초대총재가 직접 발로 뛰며 팀 창단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의향을 갖고 있는 업체는 CJ와 강원랜드 정도로 압축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창단 의사를 구체적으로 표명한 기업은 없는 상태.

강원랜드의 경우 동계올림픽 유치와 동계종목 팀 육성에 주력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는 말도 나온다.

배구계의 한 관계자는 "일단 경제상황이 쉽게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게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다"며 "축구, 야구보다 비용이 적게 들지만 그래도 프로팀을 운영하려면 만만찮은 돈이 들어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총재가 한 기업에 팀 창단 의사를 타진했고 이 기업은 이달 말까지 가부 간에 '확답'을 주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김 총재는 지난달 18일 KVL 초대 총재로 취임하는 자리에서 "적어도 8개팀 정도가 참가하고 외국인 선수들도 도입해 제대로 된 모양을 갖춘 리그를 출범시키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었다.

신생팀이 창단 작업을 서두를 경우 시간상 빠듯하기는 하지만 내년 1월말쯤 출범할 프로리그에 참가할 수도 있다.

기존 4개팀과 제5구단에다 한전, 상무까지 참가하면 원년리그는 7개팀으로 프로의 모양새를 갖출 수 있을 전망이다.

대학팀 감독들은 신인 선수 선발이 예년보다 훨씬 늦어지자 입술이 바짝 타는 분위기다.

대학배구 최강전에서 우승한 이경석 경기대 감독은 "지도자 입장에서 자기가 기른 선수들에게 좋은 자리를 찾아주는 게 마지막 임무 아니겠느냐"며 "하루 빨리 졸업생들이 성인팀에서 자리잡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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