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한 한방.'

한국여자청소년축구대표팀의 주포 박은선(위례정산고)이 2004세계여자청소년축구선수권에서 시원한 프리킥골로 세계적 선수의 탄생을 알렸다.

박은선은 14일 태국 푸켓에서 열린 유럽 챔피언 스페인과의 대회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 27분 남자 선수들도 넣기 쉽지않은 대포알같은 프리킥골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이름석자를 세계무대에 확실히 각인시킨 것.

박은선이 쏜 슈팅의 비거리는 25m 정도로 상대 수비벽은 물론 골키퍼도 전혀 손을 쓰지 못할 만큼 빨랐고 빨랫줄같이 날아가 네트에 꽂혔다.

한국이 이날 1-2로 석패해 성인대표팀을 통틀어 세계무대 첫승(무승부 포함) 사냥의 꿈을 다음 기회로 미뤘지만 박은선의 이 한방은 여자축구 명 골장면의 하나로 오랫동안 남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개막전에서 중앙수비수로 배치돼 수비라인을 이끌었던 박은선은 이날 투톱으로 출격, 시종 상대 수비라인을 압박했다.

스페인 수비라인은 177cm의 장신이나 스피드가 탁월한 박은선이 볼을 잡으면 벌떼같이 몰려 마크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해 7골을 뿜어내며 한국의 첫 월드컵 진출을 견인했던 박은선은 2003미국여자월드컵에서 세계의 벽을 실감했지만 큰 무대 경험을 쌓은 한국여자축구의 대들보.

월드컵 후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시련의 세월을 보낸 박은선은 올림픽대표 선발에서 탈락할 뻔한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이를 악문 재활을 거쳐 다시 그라운드에 섰고 지난 6월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8골을 넣으며 대회 최우수선수(MVP) 및 우승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았다.

'여자 황선홍'이라고 불릴 만큼 골 감각은 아시아권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프리킥골을 성공시킨 뒤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던 박은선이 오는 18일 열리는 러시아와의 마지막경기에서 실낱같은 한국의 8강행을 견인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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