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니...."

내년 4월 개봉을 목표로 촬영 중인 영화 '주먹이 운다'의 주연이 복역수 출신 이종격투기 선수를 모델로 삼은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매맞아 돈버는 39세의 노장 복서와 소년원 출신 19세 청년 복서간의 마지막 승부를 다룬 영화 '주먹이 운다'에서 류승범이 맡은 배역 상환의 실제 모델은 국내 이종격투기 최정상급 서철(23.전북복싱체육관).

영화에서 상환은 소년원 수감 도중 아버지를 잃고 할머니마저 쓰러진 슬픔을 주먹으로 날리는 권투 선수다.

서철은 실제 천안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지난 2000년 11월 공사장에서 일을 하던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셨다.

서철이 교도소에 수감된 것은 지난 98년 초. 친구들과 어울리다 폭행사건에 연루돼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천안소년교도소에서 복역했다.

원래 복싱을 취미삼아 했던 서철은 교도소 내 복싱부 최한기 코치의 지도 아래 입소 한달만에 복싱을 시작했다.

"교도소에서 운동에 몰두하고 싶었는데 마침 복싱밖에 할 게 없더군요. 그래서 죽어라 훈련했죠."

서철이 복싱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2000년부터다

2000년 10월 전국체전 일반부 헤비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서철은 이를 계기로 복싱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서철은 출소 만기 1년을 남겨두고 모범적인 수형 생활을 인정받아 2000년 3월에 가석방된 뒤 그해 10월 열린 전국체전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2002년 11월 프로에 데뷔한 서철은 지난해 2월에 열린 셀든 캥거루 키드(호주)와의 논타이틀 경기에서 1라운드 2분30여 초 만에 KO승을 거두는 등 프로 선수로서 가능성을 키워나갔다.

그러던 서철은 지난해 10월 이종격투기 '스피릿MC' 대회에 참가하면서 이종격투기 선수로 방향을 선회했다. 복싱보다 이종격투기가 상금이 더 크기 때문.

서철이 국내 이종격투기에서 최정상급 선수로 부각된 것은 지난 7월 `2004 K-1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 토너먼트 준결승에서다.

부상선수의 대타로 경기에 나가 일본 가라데 고수 고야스 신고와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패했지만 팬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국내 최정상급 선수로 뛰어올랐다.

현재 '김미파이브' 이종격투기 경기에 나가고 있는 서철은 해외 무대 진출의 꿈을 안고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다고 봐요. 일본의 프라이드FC 같은 큰 무대에서 경기해 국제적인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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