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경쟁, 그리고 사제간 대결.'

2004 삼성하우젠 프로축구 K리그 정규리그가 막을 내린 가운데 올시즌 최강 클럽을 가리는 플레이오프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2월5일 오후 3시 단판 승부로 챔피언결정 진출팀을 가릴 4강 대결은 수원-전남(수원월드컵경기장)과 포항-울산(포항 전용구장) 경기.

특히 플레이오프에서는 퇴장(경고 2회 퇴장 포함)에 의한 출전정지 외에 경고누적에 따른 출전정지가 일시정지되면서 각 팀별로 최강의 베스트 멤버를 꾸릴 수 있게 돼 더욱 흥미있는 경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차붐' VS '충칭의 별'

수원 삼성 차범근 감독과 전남 드래곤즈 이장수 감독의 공통점은 해외리그 스타출신이라는 것.

차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최고의 '용병선수'로 이름을 날렸고 이 감독은 중국 프로리그에서 최고의 '용병감독'으로 추앙받았다.

지난 94년 이후 10년만에 K리그에 복귀한 차 감독은 후반기리그 초반 한 때 최하위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지만 이후 연승행진으로 '차붐축구'의 진수를 보여주며 마침내 후기리그 1위로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이 감독 역시 막강한 '용병군단'을 앞세워 '우승후보'까지 떠올랐지만 용병비리문제로 구단이 내홍에 휩싸이며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하지만 뚝심을 발휘, 후반기리그 9경기 연속무패 행진을 거듭한 끝에 플레이오프에 턱걸이 했다.

수원과 전남의 올시즌 상대전적은 1승1무1패의 호각세.

정규리그에서는 수원이 1승1무로 앞서지만 컵대회까지 포함하면 동률을 이루고있는 데다 서로 4골씩 주고받는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전남은 모따가 올시즌 14골을 터트려 득점왕 등극이 확실시 되고 있는 가운데 수원에서는 나드손(12골)-마르셀(8골) 콤비가 올시즌 20골을 합작해 내고 있어 '용병 자존심 대결'로도 눈길을 끈다.

▲승부 앞에 '사제지간'이란 없다

지난 86년 멕시코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멋지게 골을 터트렸던 최순호 감독의 모습은 축구팬이라면 잊지 못할 명장면이다.

당시 최 감독이 골을 터트렸을 때 벤치에서 가장 기뻐했던 사람은 다름아닌 월드컵대표팀의 사령탑이었던 김정남 감독.

그리고 세월이 흘러 최 감독이 플레이오프전을 눈앞에 두고 스승인 김 감독을 향해 출사표를 던졌다.

올시즌 '사제대결'에서 최 감독이 2승1패(컵대회 포함)로 김 감독을 앞서고 있지만 정규리그에서는 똑같이 한골씩만 주고 받으며 1승1패의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전반기리그 1위를 달성했던 포항의 힘은 우성용(10골)과 따바레즈(5골)로 이어진 최전방 공격수의 날카로운 득점력.

하지만 포항은 후반기 리그들어 개막전 승리 이후 10경기 연속무승(3무7패)의 슬럼프에 빠지며 최하위로 후기리그를 마치는 치욕을 당했다.

그나마 최종전에서 우성용이 해트트릭을 뽑아내며 득점력을 되살린 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그나마 다행스럽다.

반면 울산은 전기리그부터 꾸준한 성적으로 전후기를 모두 3위로 마감한 뒤 통합승점에서 수원을 득실차로 물리치고 1위를 차지했을 만큼 안정된 전력을 자랑한다.

올시즌 7골을 터트린 카르로스와 4도움을 기록중인 최성국의 꾸준한 활약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선 울산의 김 감독이 만년 '준우승팀'이라는 울산의 오명을 씻기위해 어떤 전략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설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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