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을유년(乙酉年)새해가 밝았다. 서해 작은 섬들에도 새희망을 알려주는 닭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찬연히 일어서는 새해 햇살 만큼이나 올해 어민들에게 단 하나의 희망이 있다면 바로 그 것은 풍어다. 어민들에게 그 동안 진 빚도 갚고 대학에 갈 자식의 등록금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풍어는 무엇보다 소중하다.

지난 한해는 인천 앞바다에서 고기잡이하는 어민들에게 많은 고통이 따랐다. 어족자원이 심각하게 고갈되다 보니 꽃게 등 주소득원 어획물들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다.

꽃게잡이 철에 서해도서 지역 어민들은 하루 30t 가량의 어획물을 올려야 하는데, 지난 해는 이의 1/6에도 못미치는 5t을 잡기도 어려웠다. `물들어 올때 배질하라'는 속담이 있듯이 제철에 이처럼 저조한 어획량은 어민들에게 절망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이같이 어획량이 저조한 이유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어민들의 부분별한 남획, 영흥화력발전소 건설과 해사채취 등으로 생태계 변화, 불법중국어선 등등...

아직 정확하게 어떠한 이유에서 이처럼 흉어를 이루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이유중의 하나는 우리의 영해를 침범, 떼를 지어 불법으로 어업을 하는 중국어선들을 빼놓을 수 없다.

인천 앞바다의 경우 독특한 특징과 구조를 갖고 있다. 배타적경제수역(EEZ)과 함께 38선과 접경을 이루다 보니 북방한계선(NLL)과 맞닿아 있어 자유롭게 어업을 할 수 없을 뿐더러 중국어선 단속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또 해양의 북방한계선은 서해 백령·대청·소청·연평·우도의 5개 섬 북단과 북한 측에서 관할하는 옹진반도 사이의 중간선을 말한다. 지난 1953년 설정된 이후 1972년까지는 북한도 이 한계선에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준수함으로써 남북 사이에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이후에는 자신들의 영해라며 수시로 침범하고 있어 어로활동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이처럼 갖은 제약적 요소 때문에 인천앞바다에서 어로활동을 하는 어민들은 갈수록 소득이 감소하는 등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불법중국어선 단속

이에 따라 인천해양경찰서는 어민들의 소득원 확보차원에서 중국어선에 대한 단속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예정이다.

인천해경은 지난 2003년도 불법중국어선 127척을 나포했고 이들 어선에게서 모두 6억3천만원의 담보금을 거뒀다.

그리고 2004년에도 12월 10일기준 108척을 나포해 총 나포어선수에서는 약간 줄었으나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강력한 단속의지를 갖고 모두 134명을 구속하고 담보금으로 전년도보다 배 이상 늘어난 13억8천만원을 거뒀다.

이처럼 강력한 단속과 함께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있는 실무팀장인 인천해경서 외사계장 송창훈(47) 경위는 “중국어선 나포 건수가 지난 2003년보다 줄어든 것은 단속을 소홀히 한 것이 아니라 연이어 강력한 단속에다 무거운 담보금을 물리다 보니 중국의 선장들이 아예 이곳으로 뱃머리를 돌리지 않기 때문”이라며 “최근 중국어선 선장들 사이에서는 `인천 앞바다 쪽으로 갔다가는 여지없이 단속망에 걸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을 정도”라고 말한다.

인천해경은 지난 한해동안 NLL 해역에 대형함 1척과 헬기 1대 및 대청·연평도에 특공대 3개조, 고속보트 3척을 상주 배치하며 단속에 나섰다. 이같이 항공기 순찰강화를 통한 해·공 입체 경비활동을 실시하다 보니 왠만한 중국어선은 걸려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인천해경은 중국어선 나포자에 대한 포상제를 적극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불법어선 1척당 검거포상금으로 최고 30만원까지 지급하고 특진과 대통령 표창 등을 통해 함정간 경쟁체제를 유발하는 등 각종 동기부여를 실시해 오고 있다.

동시에 구속대상을 선장에서 항해사, 기관장까지 확대하는 한편 담보금을 종전 2천만∼3천만원에서 5천만원까지 대폭 증액했다. 이 정도의 담보금은 우리 경제에 비춰봐도 부담스러운 것인데 중국의 소형어선들에게는 더더욱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와 함께 한·중 어업지도단속 실무회의를 해양수산부가 매년 주최해 중국 측에 지속적인 단속강화를 요구했고, 해양경찰청 자체적으로도 계속해서 중국 측에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단속을 요청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인천해경은 앞으로도 대형함정 및 항공기 확보로 EEZ 광역해역의 해·공 입체적 해상경비시스템을 구축하고 함정장비 과학화로 선진 해상경비역량을 크게 높혀나갈 방침이다.

◇어촌경제활성화에 박차

인천시도 희망을 잃어가는 어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빛이 스며들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갈 예정이다.

시는 우선 수산자원을 회복하고 지역특산물을 육성하는 한편 바다 자연환경을 활용한 관광어촌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시는 서해어장 황폐화로 어자원 고갈 등 어업인들의 소득이 매년 감소함에 따라 새해들어 200억원을 투입, 수산자원 조성사업과 바다의 자연환경과 연계된 관광사업을 활성화 시킬 방침이다.

특히 시는 주5일제 전면 시행으로 가족단위 여가문화 욕구가 늘어남에 따라 20억5천만원을 들여 강화군 길상면 황산도와 서도면 주문도리 갯벌에 휴게공간 등을 갖춘 어촌체험마을을 조성하고 옹진군 북도면 장봉도와 영흥면에 산지 수산가공시설을 조성한다.

또한 올 1월 인천연안 및 서해 5도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어촌발전종합계획 수립을 위해 전문연구기관에 의뢰, 연안어장 실태를 조사하는 한편 권역별 어촌 및 어항개발 등 수산인프라 발전방안을 모색한다.

이와 함께 시는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16억원을 투입, 넙치 등 4개 어종의 종묘를 배양해 생산된 350만미를 어장에 방류하고 불가사리 제거작업에 나서는 한편 51억원을 들여 841㏊ 해역에 인공어초를 설치한다.

이 밖에도 지역특화 사업으로 8억원을 들여 강화 갯벌장어의 양식(어가 7곳) 및 가공시설을 지원하고 어업기반시설 구조개선을 위해 모두 111억원을 투입, 옹진, 중구, 강화 등지의 지방어항 9개소에 대한 개·보수와 100t급 어업지도선 건조에 나선다.

시는 동시에 지난해부터 시작된 인천앞바다 해상쓰레기 수거작업을 인천해양청, 해양오염방제조합 등과 공동으로 벌여 죽어가는 바다를 다시 살려나갈 계획이다.

◇수산양식기술 개발

인천해양청도 서해어민들의 깊은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새해들어 종묘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등 집중적인 연구와 투자활동을 벌여 나갈 방침이다.

특히 해양청은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아래 지난해 거듭된 연구 끝에 축제식 해삼양식에 성공을 거뒀다.

인천해양청은 전국 최초로 성공한 해삼양식을 이용해 새해들어 종패를 만들어 공급하고 꽃게 등 치어 방류사업도 적극 벌여나갈 예정이다.

또 새해에는 새로운 수산기술을 개발, 보급한다는 목적아래 수산양식기술 연찬회를 지속적으로 열어 서해안 유망 품종에 대한 양식 기술 설명과 기술전수를 해나갈 방침이다.

윤혁수 인천해양경찰서장 인터뷰

   

 

-불법 중국어선이 우리 영해를 침범하지 못하게 하는 근본대책이 있다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새해들어서도 불법어선 나포 함정과 직원들에게 포상금 및 인사상 특진의 기회 등 강력한 인센티브 제공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불법어선이 우리 영해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중국정부 당국의 자체적인 지도 및 단속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한해동안 중국어선 단속실적과 새해의 계획은.

▶중국어선 단속실적은 전국으로 2003년은 2002년 기준보다 93% 증가했고, 지난해에도 전년도 대비 무려 210%가 증가하는 등 매년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하지만 인천해경은 약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는 우리가 단속에 소홀히 했다기보다는 역설적으로 워낙 단속을 강하게 하다보니 아예 이곳을 넘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인천지역의 단속실적은 한참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포물선 형상을 그리고 있다.

또한 우리는 강력한 단속에다 보증금을 무겁게 물리고 있어 지난해에 모두 14억원 가량을 거뒀다. 이는 지난 2003년 6억여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금액은 우리에게도 적은 액수가 아니지만 중국어선에겐 매우 큰 돈이다. 앞으로 경제적 부담 때문에라도 불법어선의 영해침범 사례는 줄어들 것이다.

-불법 중국어선을 단속하며 가장 어려운 점은.

▶지난해도 그랬지만 절대 인원이 부족하다.

하루 한번만 나가도 될 것을 집중 단속하다 보니 무려 2~3차례씩 나간다. 휴식시간도 모자라기 때문에 피로가 누적된다. 지난해는 집중적인 단속의지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헤처 나갔지만 올해가 걱정이다. 또한 먼 바다에 나가 활동하는 만큼 첨단 대형장비들을 갖춰 나가는 것도 시급하다.

인원 및 장비보충과 함께 사기를 진작시킬 특단의 대책이 정부차원에서 마련됐으면 한다.

이영철기자·wyat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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