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 풍속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예전 같으면 신정인 1월1일을 맞아 성묘와 함께 평소 뵙지 못했던 친지나 웃어른을 찾아 세배를 드리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가족단위로 찜질방 등에서 신정연휴를 보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지난 1일과 2일. 인천시 서구 가좌동 H 찜질방은 하루 입욕객만 1천500여명에 육박할 정도로 북적였다. 이 찜질방의 경우 오후 3시부터는 손님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만원이었다.
 

H찜질방 관계자는 “올해 많은 손님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처럼 많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며 “손님이 지난해보다 30% 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중구 연안부두에 있는 S해수탕 역시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찾는 손님들로 주변 도로가 온통 장사진을 이뤘으며 입장을 위해서는 장시간 대기해야만 했다.
 

사정은 이곳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찜질방들이 신정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신정 풍속도가 바뀌게 된 것은 이중과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영향으로 구정만을 명절로 인식하고 신정은 단순한 연휴쯤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찜질방은 가족단위로 찾을 수 있는 데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이용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
 

시민 박모(50·여)씨는 “요란하게 시간을 보내기보다 가족단위로 찜질방을 찾아 묵은 때를 벗기며 새로운 각오도 다지고 가족들을 만나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나누니 매우 유익하고 경제적 부담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경제적 어려움과 맞물리면서 새해 인사로 선물이나 연하장 돌리는 것을 대신해 휴대전화를 이용한 간단한 문자메시지로 인사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올 신정 연휴 동안 하루 20여통에 이르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대기업 구매담당 김성식(44·회사원)씨는 “예전 같으면 새해 인사로 거래처 사람들과 연하장 및 간단한 선물을 주고 받았으나 올해는 웬만한 친분사이가 아니면 문자메시지로 인사를 나누다 보니 오히려 간편하고 서로에게 피해도 주지 않는 것 같아 좋다”라고 말했다.
 

새해 풍속도는 행정기관도 변모하고 있다. 인천시와 각 구청도 각종 선거법 위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고 저렴한 비용에다 보다 많은 주민들과 접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 상에 `근하신년'이란 연하장을 올려 놓고 새해인사를 갈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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