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를 필두로 주요  IT주들이  동반강세를 보이며 전체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
   

17일 오전 11시50분 현재 거래소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의 삼성전자는  지난주말보다 4% 가까이 올라 48만9천원대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총 6위 LG필립스LCD는  무려 8%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각각 시총 9위, 16위인 LG전자[066570]와 하이닉스[000660]도 4~6%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IT주들의 급등이 지난주말 발표된 삼성전자 실적 및  계획을 통해 'IT경기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타 IT업체들의 상황이 꼭 같지 않은만큼 무차별적 'IT주 매집'은 삼가야한다는 조언도 많았다.
   

◆ 삼성전자 실적발표로 IT경기 바닥론 확산
   

전문가들은 지난주말 공개된 삼성전자의 4.4분기 실적 자체가 숫자상 썩 좋다기보다 국내 산업과 주식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LCD, 휴대전화 등 주요 IT업종의 올해 회복 전망을 뒷받침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정창원 대우증권 IT팀장은 "최근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국내 주요 IT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매우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고 그 영향으로 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여왔다"면서 "그러나 이번 실적 발표에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의 견조한 실적, LCD 수요 회복 기대 등을 밝히면서 IT업종에 대한  시장의  시각도 긍정적인 쪽으로 빠르게 돌아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후식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구체적으로 올해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IT경기 회복에 대한 근거로 제시했다.
   

민 연구위원은 "IT경기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 삼성전자가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대폭 늘려잡은 것이 하반기부터의 본격적 IT회복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주말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작년보다 33%나 늘어난 10조3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공개된 삼성전자의 실적과 전망은 직접적으로 동종업체들의 평가에 긍정적 '지침'으로 활용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주 삼성전자 실적발표에서 LCD부문의 영업이익률이 0.4%로 예상치 -8.6%보다 높았고 이는 LCD패널가격 안정 등 업황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LG필립스LCD에 대한 '시장수익률상회'의견을 유지했다.
   

증권사들은 또 지난주 실적발표 후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가도 줄줄이  올려잡고 있다. 대우증권이 52만원에서 60만원으로, 한화증권이 54만원에서 60만원으로  삼성전자의 적정가를 상향조정했다.
   

◆ 삼성SDI 등 실적 부정적..종목별 접근 바람직
   

그러나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이같은 흐름을 잘못 해석해 개별기업의 실적과는 상관없이 'IT주'라면 무조건 사들이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지난주말 공시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이  공개된  삼성SDI[006400]와 삼성전기[009150] 등은 이날 현재까지 보합세를 보이며 IT랠리에서 소외돼있다.
   

삼성SDI는 작년 4.4분기에 4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삼성전기도 영업손실 규모가 609억원에 달했다.
   

또 삼성전자와 반도체, 휴대전화 등 같은 업종에 연관된 IT기업들이라도 세부적 영업구조가 다른만큼 모두 같은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장렬 현대증권 IT팀장은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 발표에서 돋보인 것은 플래시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부문의 잠재력이 부각됐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여타 LCD나 휴대전화 부문은 실제 회복세가 나타났다기보다 향후 회복을 기대하는  단계"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같은 반도체업체라해도 플래시 메모리의 비중이 적은 하이닉스나  LCD위주의 LG필립스LCD 등에 삼성전자와 똑같은 투자기준을 적용하기 곤란하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투자자들의 심리적으로 IT주들이 일시적으로 동반 강세를 보일 수는 있지만 IT주들에 대한 전체적 오버슈팅(과매수)는 근거가 희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원증권 민 연구위원도 "IT경기의 회복 가능성을 선반영해 IT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반도체, 휴대전화 업황이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아니며 2.4분기 이후에 '저점'을 확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업황 회복 기대에 힘입은 강세치고는 상승폭이 매우  크다"면서  "조만간 단기적으로 IT주들에 대한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LG필립스LCD는 오는 24일, LG전자는 26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하이닉스는 내달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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