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감독이랑 연기하는 게 200배는 더 어려워요” 영화 `극장전'에 출연하고 있는 김상경이 “홍 감독 영화에서 연기하는 게 남들 생각처럼 쉬운 게 아니다”고 털어놨다.

현재 절반 가량 촬영을 진행 중인 `극장전'은 `강원도의 힘', `생활의 발견',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등을 연출했던 홍상수 감독의 여섯번째 영화. 김상경은 `생활의 발견'에 이어 홍 감독의 영화에 다시 캐스팅됐다.

홍 감독은 당일이나 전날 현장에서 대본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떤 준비도 하지 말아라”는 것은 감독이 연기에 임하는 배우들에 대한 주문. 그때 그때의 계산없는 감정을 뽑아내겠다는 의도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극장에서 진행된 촬영 후 만난 김상경은 “연기하는 데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홍 감독의 영화에서 연기하는 게 편할 것이라는 생각은편견”이라며 “오히려 `살인의 추억'때보다 200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연기가 아니라 연기하는 계속 내면에 숨겨져 있는 어떤 것들을 발견해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

그는 “원래는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철저하게 준비를 하는 편인데 `생활의 발견'에 출연하면서 대본이 미리 나오지 않는 까닭에 준비를 할 필요도, 할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순간 감정이 느껴지는 대로 연기하는 식의 특수한 방법을 그때 체득했다”고 말했다.

첫 영화 출연 이후 홍 감독과 김상경은 술친구로 발전한 사이. 그동안 가졌던 `수많은' 술자리 덕에 두 사람은 촬영장에서 `이심전심'의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하고 있다.

김상경은 “`생활의 발견' 이후 (홍상수) 감독님과 여러 얘기를 나눴는데 어려서 환경이나 느끼는 것이나, 좋아하는 것들이나 여러모로 비슷하다”며 “표정만으로 서로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사이”라고 소개했다.

내년 5월에 선보일 `극장전'은 선배의 영화를 보고 나온 극장 앞, 영화 속 여주인공과 우연히 마주친 한 남자의 하루 이야기를 다룬다. 김상경이 맡은 역은 10년째 감독 데뷔 준비 중인 김동수. 영화는 여주인공 영실(엄지원)을 현실에서 마주친 한 남자의 영화 같은 하루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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