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돌파한 후 9거래일째  박스권에 갇히자 조정장세 가능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뚜렷이 확산되고 있다.
   

아직 'IT경기 바닥론'과 증시 주변 자금유입을 내세운 장세 지속  전망에  비해 큰 목소리는 아니나 주식시장이 920선을 넘으면 하루만에 되밀리는 현상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모멘텀없이는 박스권 돌파가 어려우며 단기상승의 꼭지점에 도달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우리증권은 26일 'IT회복, 그리고 수급의 선순환에 관하여'제하의 장세전망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실적저점통과와 수급의 선순환은 기대보다 한 템포씩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낙관적인 자체 업황전망에 IT경기 회복론이 힘을 얻었지만 D램과 TFT-LCD가 모두 1.4분기에 가격하락국면이 지속되거나 심지어 적자시현을 눈앞에 두고있는 탓에 IT주들이 겪어야 할 하락과정이 아직 한 번 더 남아있다는 이야기다.
   

IT주와 더불어 900선 돌파의 쌍두마차였던 자금유입 역시 '허수요인'이  들어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오태동 연구원은 "고객예탁금 추이는 과거 5년간의 평균 움직임과 유사하며  과거에도 고객예탁금은 연말에 줄고 연초에 증가하는 계절성을 보여왔다"고  지적하고 적립식 펀드 자금유입에 대해서도 "반대로 투신권에는 환매가 지속돼 매수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최근의 주가상승에는 펀더멘털 외에 심리적 요인이 더해진 것으로  기대감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조정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게 우리증권의 결론이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움직임과 반대추세를 지속하는 한국 증시의  지지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교보증권은 전날 시황전망 보고서에서 "IT산업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이고 국내외 경기선행지수는 하락추세"라며 독주하는 한국 증시의  시장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박석현 연구원은 "국내 증시 독주로 지수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선 상황"이라며 지수보다는 종목별 순환매를 의식한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또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2002년과 2004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한-미  증시의 탈동조화가 진행되며 미국 증시의 부진속에 한국 증시가 강세를 보였지만 3개월  뒤에는 결국 한국 증시도 약세로 돌아섰다는 점을 근거로 한국 증시의 독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진단을 내놨다.
   

김학균 연구원은 "내수 회복이 가시화한다 해도 수출 모멘텀 둔화가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 1,000포인트라는 역사적 고점을 한국 증시의 독자적  힘만으로 쉽게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연초부터 시장을 이끌어온 추동력, 연이은 920선 상단돌파 실패에도  지켜지는 900선의 지지력을 볼 때 조정론은 성급하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강하기는 하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IT주 기대감이 국내외의 부정적 전망에 다소 무뎌졌지만 IT경기 바닥론과 자금유입을 바탕으로 한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증시가 IT바닥론과 자금유입에 힘입어 다소나마 자율적인 운신공간을  확보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종합주가지수 1,000 돌파가 힘들 것으로 전망하는 등 보수적  입장을  견지해온 삼성증권도 이날 시황전망에서 "900선에 대한 높은 신뢰감을 감안할 때  주가하락이 추세적 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며 국내 증시의 차별화된 강세를 이끈 투자심리와 수급여건은 훼손되지 않았다"고 진단, 조정론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