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은 설이 다가오면 국, 찌개, 전(煎) 등 음식 마련도 걱정이지만 남은 음식 뒤처리도 두통거리다.

버리기 아까워 몇 번씩 데워봐도 뻣뻣해지고 맛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리법을 약간 바꾸거나 소스를 곁들이면 맛있는 별미를 만들 수 있다.

환경부는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지는 식량자원의 경제적 가치가 하루 404억원, 국민 1인당 연간 31만4천700원인 점을 고려해 설 음식을 재활용해 쓰레기 걱정도 덜고 나라경제에도 이바지하는 조리법을 소개했다.

▶전=가장 골치 아픈 게 전이다. 가장 쉬운 건 한꺼번에 찌개에 넣어 모듬전골을 만드는 것. 특히 전골은 육수에 마늘, 국간장, 후추, 소금으로 간을 맞춰 끓이면서 바로 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생선전이나 버섯전에 밀가루, 계란, 빵 가루를 차례로 묻힌 다음 바삭바삭하게 기름에 튀기면 `전돈가스'를 만들 수도 있다.

복잡한 건 질색이라면 남은 전을 모두 믹서에 갈거나 칼로 다져서 밥과 고추장, 참기름과 함께 `전 비빔밥'을 해먹는 것도 괜찮다. 전을 탕수육 소스에 버무려서 밥위에 얹어 먹으면 `전 덮밥'이 된다.

▶과일=남은 과일은 모아뒀다가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 게 좋다.

▶밥=남은 밥을 살짝 펴서 누룽지로 만든 다음 기름에 튀겨 샐러드 재료로 쓸 수도 있다. 남은 밥에 당면을 섞어 김으로 싸서 튀김가루를 입힌 다음 튀겨내면 `김말이 밥 튀김'이다. `밥 피자'를 만드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남은 밥에 달걀과 밀가루, 소금을 넣어 반죽한 다음 프라이팬에 틀을 만들고 갖은 고명을 얹어 오븐이나 팬에 구우면 된다. 찬밥을 볶아서 물오징어 속에 넣고 자르면 `볶음밥 오징어 말이'로도 먹을 수 있다.

▶두부=두부를 1cm 두께로 썰어 구운 뒤 된장 양념을 섞어 약한 불에서 끓여보자. 여기에 된장과 양념장을 앞뒤로 발라 청·홍고추채를 얹고 통깨를 뿌린 다음 나무 포크에 꽂으면 맛있는 `두부 된장 꼬치 구이'가 된다. 케첩 소스를 끓여 사방 2㎝ 정도 크기로 썬 두부적(炙)을 넣고 버무리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두부적 케첩조림'을 식탁에 올릴 수도 있다.

▶잡채=`잡채김치김밥'을 만들어 먹자. 김치를 꼭 짠 다음 송송 썰어 참기름을 넣고 밥에 버무린다. 김에 밥을 고루 펼쳐놓고 가운데에 잡채를 가지런히 넣어 꼭꼭 만 다음 김밥 모양으로 썰면 된다.

밀전병에 싸서 겨자 소스에 찍어먹거나 중국식 춘권처럼 튀겨먹어도 괜찮다. 남은 잡채에 굴 소스나 간장을 첨가해서 `잡채덮밥'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편육=돼지고기 편육에 김치를 김밥 말 듯 돌돌 말아 한 입 크기로 썰어내면 술안주로 좋다.

▶북어=북어국말고 해먹을 수 있는 게 없을까. 가시를 발라내고 강판에 긁어 보푸라기를 만들어보자. 소금, 설탕, 참기름을 넣고 무치면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밑반찬이 된다. 양념에 재운 북어에 찹쌀가루나 고추장을 발라 구우면 쫀득쫀득한 찜이나 구이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나물=나물은 추석용 음식이지만 설에도 가정에 따라서는 나물이 많이 남는 집도 있다. 밀가루와 달걀을 넣고 반죽한 다음 빈대떡 지지듯 지져 먹으면 일품이다.

소금 간을 한 잘게 썬 나물을 찬 밥에 넣고 달걀과 밀가루를 섞어 반죽을 한 다음 두툼하고 노릇하게 부쳐 먹어도 좋다. 나물을 얹은 돌솥비빔밥은 기본이다.

▶갈비찜=갈비를 먹기 좋게 자른 뒤 찌개에 넣고 갈비전골`을 해먹는 게 가장 간단하다. 갈비를 잘게 다진 다음 밀가루와 간장으로 간을 해서 부쳐내도 입맛에 맞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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