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


2월 들어서면서 각급 학교별로 졸업식이 열려 학생들이 몸담았던 학교를 떠나는 의식이 베풀어지고 있다. 영예로운 졸업과 함께 사회에 발을 내딛는 학생들이 명심해야 할 일은 일단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서의 학업은 끝났다 하더라도 공부는 계속된다는 점이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졸업식장에서 학생 개개인에게 전해지는 졸업장을 가지고 교육받은 정도를 가늠하는 일반적 잣대로 여기고 있다. 이 졸업장을 통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평가하는 시대를 살아왔고 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졸업장과 더불어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교육을 통해 자신이 얼마만큼 변화했는지 또 그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재학기간 중에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진리를 탐구하고 창의력을 키우며 인격을 도야하지만 그 성취도는 천차만별이어서 졸업장 하나로 획일화시키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다.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각 개인의 성취도가 어느 정도이냐가 중요한 것이다. 졸업장이라는 결과에 무게를 둘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을 어떻게 수행해왔는지 그 과정이 면밀하게 평가돼야 한다. 또한 그 과정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일이다. 단지 세칭 일류 학교를 나왔다는 것만으로 우대받는 것은 학벌사회를 조장하는 일이며 사회정의 구현에도 반하는 일이다. 일류대학을 나오지 못했다고 해서 취업을 위한 원서 접수조차 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최근 정부는 공무원 응시원서에 학력난을 삭제키로 했다고 한다. 차제에 기업들도 졸업장을 가지고 채용여부를 결정할 게 아니라 개개인의 능력과 사람됨됨이를 보고 채용해야 할 것이다. 즉 졸업장은 제도의 산물이지 한 인간의 능력을 평가하는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교육은 인류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을 안겨준 인간이 창조한 위대한 유산이다. 교육이 있음으로 인류가 생존할 수 있었고 오늘날 우리가 존재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교육의 종결이란 있을 수 없으며 만약 교육에 종결이 있다면 아마도 인류가 사라지는 시점일 것이다. 학생들이 저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졸업이라는 영광을 안았지만 졸업과 함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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