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국회 간첩조작사건 비상대책위'는 15일 국회에서 고문 피해자들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과정에서 고문을 자행했다는 수사관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지난 1986년 민족해방노동자당 사건으로 국가안전기획부에서 37일간 불법감금돼 고문받았다고 주장한 심진구(45)씨는 이날 회견에서 당시 수사관들의 명단이 적힌 수사기록과 자신이 그린 `고문 수사관'들의 몽타주, 남산 안기부 지하 취조실의 측면도 등을 언론에 직접 공개했다.

심씨가 공개한 문서에는 유○봉, 구○호, 김○택, 공○성, 안○훈, 김○택, 김○갑, 김○태씨 등 모두 8명의 안기부 수사관 또는 경찰관의 이름과 서명이 기재돼 있었다. 심씨는 이들 이름의 가운데 글자는 자신이 직접 지웠다고 밝혔다.

심씨는 특히 파이프 담배를 물고 있는 한 남자의 몽타주를 현재의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얻어 맞으며 조서를 쓰고 있는데 지금의 정 의원이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물고 들어와 `간첩도 15일이면 다 분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1988년 국가보안법상 밀입북 혐의 등으로 안기부에 연행돼 정 의원으로부터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서경원 전 의원과 1992년 민족해방애국전선 사건으로 안기부에서 정 의원으로부터 `성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양홍관씨도 회견에 참석해 정 의원의 고문 의혹을 강력히 제기했다.

비대위 간사인 유기홍 의원은 “심씨가 공개한 자료는 정보공개법에 따라 최근에야 찾아낸 것으로 직접 고문을 가한 당사자들의 실명이 확인됐다는 의미가 있다”며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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