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 깨기. 묘한 쾌감을 준다. 금서를 읽으면 눈이 즐겁고, 금기식을 먹으면 혀가 즐겁다.
   

금기 음식의 역사를 펼쳐놓은 '악마의 정원에서'(스튜어트 리 앨런 지음.  정미나 옮김. 생각의 나무)를 보는 것은 금서 읽기와 금기식 먹기를 동시에 누리는 기쁨을 준다.
   

책은 역사상 서구 기독교의 '일곱 가지 죄'(색욕, 폭식, 오만, 나태, 탐욕,  불경, 분노) 항목과 관련 있다는 이유로 금기된 음식들을 한 상 가득 차려놓는다.
   

금기 음식들을 쫓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겪은 저자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사랑의 사과'로 불리는 토마토는 색욕을 돋운다는 이유로 미국에선 19세기까지도 악령이 깃들어 있는 불길한 음식으로 취급받았다.
   

지금은 건강식으로 사랑받는 고단백 식품인 콩은 귀신 들린 음식으로  손가락질 받는 때가 있었다.
   

탐욕스런 입맛이 동족상잔을 불러오고 급기야 에이즈와 광우병을 초래했다는 충격적인 뒷이야기도 나온다.
   

또 남미 아즈텍의 귀족만이 마셨던 '초콜릿 샴페인'이나 스페인 종교재판소에서 금지한 유대식 스튜 등 갖가지 희귀한 조리법이 곳곳에 실려 있어 입맛을 돋운다. 42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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