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재도전 '어여쁜 당신'의 오주은

탤런트 오주은(25)은 요즘도  컴퓨터를  부둥켜 안고 울곤 한다. 최근 새롭게 시작한 KBS 1TV 일일연속극 '어여쁜 당신'(극본  박정란. 연출 이민홍 이정섭)에서 나희주 역을 맡은 그는 여전히 인터넷에 떠도는  댓글에도 쉽게 상처받는 여리디 여린 이십대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강태영(김정은)을 괴롭히는 문윤아 역할을 할 때 우는 날이 많았어요. 문윤아는 '내가 시청자라도 욕할만 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인터넷에서 인신공격에 가까운 글들을 보면 속상하더라고요.  그래서  '파리의 연인' 끝나고 다시는 악역을 않겠다고 마음 먹었죠."
   

그런데도 그는 다시 악역을 주문받았다. 오주은이 연기하는 나희주는 극중 스포츠센터 대표인 김기준(김승수)을 두고 유인영(이보영)과 경쟁하는 연적이다.
   

"처음 드라마 출연을 제의 받았을 때는 나희주 역할이 악역인 줄 몰랐어요.  주인공이라고 하기에 덜컥 하겠다고 했죠."
   

오주은은 "악역인 것은 이후에 알게 됐다"면서 "출연제의를 거절할 수도 있었지만 악역이라는 이유만으로 포기하기는 싫었다"고 했다.
   

"요즘 최대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나희주를 잘 연기하느냐는 거죠. 악역이긴 하지만 이해받을 수 있는 악역을 연기하고 싶어요. 착하지는 않지만 거기에  타당성이 있으면 시청자들도 응원해 줄 거라고 믿어요."
   

이런 생각을 갖고 있기 대문인지 그는 통상적으로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캐릭터에 대해 불만이 많다. 드라마의 배역은 단편적이어서 착한 사람은 항상 착하고 나쁜 사람은 무슨 일을 해도 나쁘게 그려져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드라마는 캐릭터가 뻔해 식상하다"면서 "뒷얘기가 예견되는  드라마는 개선의 여지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주은은 악역일지라도 연거푸 강한 캐릭터를 연기한 터라 이런  배역에 적잖은 매력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그는 "드라마 '청춘의 덫'에서 심은하 선배의 배역이 탐난다"고  말했다.  그가 좋아하는 외국배우는 '레옹' 등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나탈리 포트만.
   

영파여고 재학시절 3년간 방송반 아나운서로 활동해 발음, 발성 등에  자신있다는 그는 기회가 되면 오락 프로그램 MC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