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파출소 주차장이 분명, 국가 재산으로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오늘만은 절대로 안됩니다.”
 
지난 24일 오후 2시 안산경찰서 본오2 파출소에 근무중이던 엄모 순경이 거침없이 내뱉은 말이다.
 
엄 순경이 주차장 사용을 금지한 이유는 두가지로, 하나는 무질서한 주차 질서 탓이고 또 하나는 차를 대놓는 사람이 예식장을 찾는 차주들이기 때문이라는 것.
 
파출소와 불과 50여m를 사이에 둔 예식장과 무슨 감정이라도 있는 것일까.
 
경찰청은 지난 2000년 1월 국민의 경찰로 태어나면서 전국의 일선 파출소 주차장을 일반에 개방토록 했다.
 
어떤 파출소는 남는 공간에 정자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쉼터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는 경찰과 국민이 좀더 친근한 모습으로 태어나기 위한 것들이었다.
 
이후 경찰과 국민사이에 거리가 좁혀졌고, 서로가 신뢰하고 존경하는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엄 순경의 이날 태도는 도저히 이해될 수 없는 처사로 자칫 경찰 이미지에 먹칠을 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본오2 파출소는 상록수역 일대의 수많은 유흥업소를 관할하는 어쩌면 격무가 많기로 소문난 파출소다.
 
특히 예식이 많은 토요일과 일요일은 주차난이 극심해 오히려 파출소측은 주차장으로 국민에 봉사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지도 모른다.
 
엄 순경은 예식장 때문에 주차장을 개방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실은 예식장이 있기 때문에 조금은 어렵더라도 남아있는 주차공간을 개방토록 해야 하지 않을까.
 
엄 순경은 파출소 주차장을 앞으로 개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달려왔던 하객들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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