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행동의 유전자 결정론을 주장해 과학계에 '유전자냐 환경이냐'라는 해묵은 논쟁을 촉발시켰던 미국의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 박사(하버드대학 석좌교수)의 과학 에세이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바다 출판사)가 번역돼 나왔다.
   

과학계에 '유전 결정론'과 '환경 결정론'의 대결을 불러일으켰던 그의 대표  저서 '사회생물학'을 발표했던 1975년부터 1993년 사이에 자연과 인간의 본성에  대해 쓴 글들을 묶은 것이다.
   

하버드 대학에서 윌슨 박사에게 배운 직계 제자로, 저자의 학문과 사상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최재천 교수가 같은 대학의 김길원 조교수와  공동으로 우리말로 옮겼다.
   

윌슨은 인간의 본성은 수백만 년 이래로 그다지 많이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가령 뱀에 대한 공포가 대표적이다. 밀림에 살던 인류가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갖춰야 했던 본능이지만, 평생에 한번 마주칠 확률조차 희박한 현대 도시인도 뱀에 대한 공포와 혐오를 간직하고 있는 데서 잘 드러난다는 것.
   

인간의 본성은 육체와 무관한 초월적인 것이 아니라 유전자에 깊이 새겨진 것이기에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그는 유전자 결정론을 지나친 경쟁이나 폭력, 전쟁과 같은 어리석은  행동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한다.
   

유전자는 어떤 행동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지시할 뿐 그 행동이 반드시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204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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