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장군은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다”라고 말했던 바와 같이 노년기는 인생의 종착역이 아니라 미지의 삶에 대한 도전으로 보아야 한다. 심리학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로는 65세 이후에 인간은 자신의 삶을 회상함으로써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고 과거와 현재를 수용하며 미래에 대해 준비하고 적응하려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노년기에 이르면 신체적 기능의 퇴화로 말미암아 여러가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피부의 탄력성이 저하돼 주름살과 함께 노인성 반점들이 생기게 된다.

머리는 희고 탈모현상이 두드러지며 치아는 손상되고 골다공증과 퇴행성 질환으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특히 뇌와 신경계의 노화로 말미암아 인지적 기능이 약화돼 기억력은 감퇴되고 문제해결은 느릴 뿐만 아니라 주의력의 결핍현상도 가져오고 변별력도 떨어지게 된다. 정신적 의지력도 약화되거나 성격도 퇴화돼 `옛 것에 대한 향수'와 함께 과거에 대한 집착과 아집도 강하게 일어난다. 반면에 사회와 가족과의 소외로 인해 고독감과 불안감, 우울증, 불면증 등으로 고생함은 물론 환경 변화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게 된다. 이와 달리 다른 측면에서는 지나온 삶에 대한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되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할 뿐만 아니라 자아가 독립되고 가정과 사회에 건전한 역할 수행에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많다.

노화와 치매는 누구를 막론하고 피할 수 없는 자연적인 현상이며 공히 현대의학으로 완치될 수 없는 병이지만 그러나 그 증상을 얼마든지 완화시킬 수 있다. 문제는 노인 자신만의 질환이 아니라 그 여파는 온 가족에게 파급되기 때문에 가족 모두가 힘을 모아 극복할 질환이다. 노화와 치매는 별개의 질환으로 구분하기보다는 정신적으로는 증상이 유사하다. 노화와 치매는 성장이 멈추고 퇴화의 과정에 들어선 단계이기 때문에 유기체의 제반 기능은 소진되거나 파괴돼 인간으로 삶의 무능력자로 단죄되고 만다. 개인차에 따라 노화냐 치매냐 구분이 다를 뿐 모두 노인들에게 정신적 사형선고와 다름없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으로는 무력감과 우울증상이다.

우울증상은 노년의 신체적인 약화와 함께 무력감, 역할 수행의 소외감 등을 경험하면서 침울한 감정이 격하고 감상적 혹은 비관적이 되면서 증세가 드러난다. 극단적으로 소외감과 고독감에 사로잡히거나 삶에 대한 무력감으로 말이 적어진다. 그리고 예기치 않은 언행의 변화와 비정상적인 성격으로 최소한 2주 이상이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 결과 불면증, 식욕부진, 심한 피로감, 체중 감소, 기억상실, 자살충동 등에 사로잡히게 된다.

노화와 달리 치매는, 주로 노인성 치매 원인은 확실히 규명할 수 없으나 만성적 혼돈, 망각과 기억과 언어 장애, 시각과 공간의 기각능력 결핍, 사물인지능력 장애, 피해망상증, 우울증, 충동적 혹은 자아 중심적 행동장애 등을 의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서양과 달리 혈관성 치매와 노인성 치매환자가 많은데, 뇌 세포의 점진적 기능 퇴화 혹은 고혈압과 당뇨, 동맥경화, 심장질환, 흡연, 고지혈증 등으로 인한 2차 질환으로 뇌 세포가 손상을 입거나 막히면서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초기에 발견하며 어느 정도 증상의 진행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재활치료와 운동치료, 약물치료 등에 의해 호전될 수 있다. 주로 치매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병적인자가 아니면 생리적인 노화현상인지를 잘 진단하는 일이 중요하다. 노화는 환자 자신이 극복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고 있으나 치매는 환자자신이 극복할 수 없는 질환이기 때문에 노화방지 혹은 예방이 필요하다. 주로 식생활과 운동, 성장호르몬제를 투여할 수 있으나 노력했을 때와 안 했을 때에 차이는 매우 크다.

노화와 치매와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거나 치료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노년기에는 소식 혹은 결식하는 것이 좋다(다식은 활성화 산소가 증가해 노화 촉진과 체지방 증가). 염분과 카페인, 동물성 식품을 피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생선과 콩을 많이 섭취한다. 비타민 C와 비타민 E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격한 운동은 피하고 주 3회 이상 20분 동안 유산소 운동(수영, 사이클, 근력강화 등)을 한다. 전문의에 처방으로 성장호르몬 혹은 칼슘을 복용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그러나 노화예방은 어느 한 가지 방법으로 예방할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과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선행되어야만 할 것이다.

(다음은 혈액과 질병, formkim@freechal.com)

김영림 성결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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