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 전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는  MBC 특별기획드라마 '제5공화국'(극본 유정수, 연출 임태우)이 23일 방송을 시작한다.
   

전두환 역의 이덕화가 가발을 벗고 등장한다고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 드라마는 최근 5공 인사들이 대본 수정을 요구하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드라마는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하는 10.26으로  시작한다. 이어 12.12 쿠데타와 5.18 광주항쟁,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삼청교육대 등 전두환이 정권을 잡는 과정부터 5공 시절의 주요 사건까지를 밀도 있게 담을 예정이다.
   

이는 처음으로 드라마를 통해 제5공화국 전체를 한 호흡으로 조망한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가진다. 또한 제작진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이면까지를 심도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연출자인 임태우 PD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외의 면면을  끄집어낼 것"이라며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와 진실왜곡도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제5공화국'을 방송하는 이유에 대해 일부에서는 "묵은 상처를 다시 헤집어  낼 필요가 있는가"며 반대하기도 한다. 이 드라마가 4년여 전부터 기획됐지만 제작으로 쉽게 이어지지 못했고, MBC 내부에서도 최근까지 방송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던  게 사실.
   

임태우 PD는 "연출을 맡을 때만 해도 큰 회의를 품었었다"면서 "하지만 5공화국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에피소드들이 다루어지면  충분히 할 만한 이야기가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유정수 작가는 "현재와 미래는 과거사의 연장"이라며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과거가 만들어놓은 매듭을 올바로 풀어야한다"면서 '제5공화국'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드라마는 실존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는데다 역사적으로 민감한 사건들을 다뤄 방송이 시작되면 관련자들의 반발 등 더욱 뜨거운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신호균 CP는 "수사과정에서 밝히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이라면 이의제기를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5공은 국회청문회와 특별법으로 공식 수사를 거친 만큼 공신력있는 자료를 기본으로 제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은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자료화면을 이용하는 등 다큐멘터리 기법도  차용한다. 또 다소 어둡고 거칠지만 최대한 사실적이고 힘있는 영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드라마의 특성상 완벽한 재현을 불가능하다. 제작진은 사실(fact)에  작가의 상상력으로 허구(fiction)를 추가한 팩션(fact+fiction) 형식을 취한다.  사실을 토대로 하되 전후 맥락에 따른 상상력을 동원한다는 것.
   

전두환 역의 이덕화가 "대사 한마디도 연출자나 작가와 상의없이 마음대로 바꾸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출연진들도 부담감이 가진다. 이처럼 기대감과 부담을 동시에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드라마의 운명이다.
   

한편 '제5공화국'은 23일 봄 개편부터 MBC가 주말 저녁 9시40분에 신설하는  드라마로, '주말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다. 이 시간대에는 지상파 3사간 치열한  드라마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이에 대해 고석만 제작본부장은 "'제5공화국'에 대한 기대와 드라마의 흡인력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며 "'지적 감동'이 이 드라마의 의의"라고 말했다.
   

신호균 CP는 "5공 시절 전체를 일관된 시선으로 다루기는 처음"이라면서 "'웰빙'푸드가 맛은 없어도 인기가 있듯이, 시청률을 떠나 방송의 공익적 차원에서  반응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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