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외국인들은 7일째 IT주를 사들이고 있고 기관들 역시 일별로 '사자'와 '팔자'를 오가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매수기조를 유지하는 등 'IT 2.4분기  바닥론'에  기댄 투자 주체들의 행보가 시장 전반에서 뚜렷하게 관측되고 있다.
   

IT주의 재부상과 대조적으로 그간 시장의 버팀목 노릇을 하던  기초산업.소재주들은 향후 전망이 지금까지 만큼은 좋지 못하리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며  주연 노릇을 IT에 다시 양보하고 있다.
   

◆ 외국인 7일째 2천억 이상 순매수 = 5월 들어 IT주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연일 IT주 매수세다.
   

지난달 1.4분기 실적발표철 이후 이달 초까지 꾸준히 IT주 비중을 축소하던  외국인들은 지난 6일 IT주를 602억원 순매수 하는 것을 기점으로 16일  오전까지  7일 연속 2천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전반적인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외국인들의 매물을 받아내는 정도의 분위기가 강했던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900억원 안팎을 순매수, 강도는 크지  않지만 'IT주 쌍끌이'에 나서며 기술주 중심 지수반등을 이끄는 힘이 되고 있다.
   

'IT주 반등-소재주 부진'이라는 장세 변화는 비단 한국 증시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 증시에서도 지난주 다우존스 30지수내 종목중 알코아(-8.9%)와 엑손 모빌(-6.8%)이 가장 큰 낙폭을 보인 반면, IT주들은 인텔이 그간 꾸준한 상승흐름을 타온데 이어 지난 주말에는 컴퓨터업체 델이 1.4분기 순익이 전 분기보다 16%  늘었다는 발표로 주가가 8% 가까이 폭등, 나스닥지수 전체를 끌어올리는 힘을 과시했다.
   

이날 오전 대만시장에서도 차이나스틸과 포모사 화학 등이 약세를 보이는 반면,TSMC와 UMC 등 IT주는 오르는 등 동일한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 힘얻는 'D램 6월 저점설' = 특히 IT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게 하는  요인은 이달초 외국인주 매수세에 힘입은 IT 반등이 LCD가격 반등전망의 확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면 이제 이 분위기가 반도체로까지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주 대만의 D램 중개업체 D램 인스체인지가 DDR D램 가격이 이달중  바닥을 찍은 뒤 내달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데 이어 16일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업계내에서 '6월 저점설'의 설득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이 '6월 저점설'에 무게를 둔 이유는 수요면에서 PC수요 확대로 물량 선취매가 가시화되는 반면, 하반기 공급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임홍빈 이사는 나아가 IT 전반의 전망에 대해서도 "2.4분기가 확실한  IT사이클 저점이냐에 대해서는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하반기의 IT 수요확대 및 개별업체 영업이익의 상승 반전 자체는 현 시점에서 확실하게  예상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IT주, 회복은 예상되지만.." = 그러나 IT주의 실적 반등을  앞둔  선취매가 과연 과거처럼 장세 반전을 가져올지 아니면 적정한 매수시점을 놓고 조금 더  관찰이 필요한지에 대해 시장의 투자전략가들간에는 의견차가 남아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위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유가안정과 미국의 소프트패치 논쟁이 누그러질 가능성 등 우호적 거시환경과 낮은 밸류에이션, 소재주  사이클의 후퇴 등 글로벌 증시의 긍정적 변화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IT분야의  시세견인력을 바탕으로 주가회복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반면 교보증권 박석현 수석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조정압력을 벗고 상승 기반을 강화하려면 최근 큰 폭의 가격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비(非)IT주의 안정이 확보될 수 있어야 한다"며 IT주와 소재주의 차별화의 다른 움직임 때문에 지수 상승흐름이  제한적일 가능성을 점쳤다.
   

아울러 최근 외국인의 IT주 매수가 하반기 실적호전을 염두에 둔 '선취매'의 성격은 있지만 이달 말 MSCI지수의 대만비중 상향과 관련, 외국인의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금 더 매수시점을 유예할 것을 권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선임연구원은 "대만 비중 상향과 같은 요인으로  한국  증시의 상대적 약세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시가총액이 큰 IT주 중심으로  비중조정을 위한 외국인의 기계적 매물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이러한 매물 출회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는 모습을 보일 때를 매수시점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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