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virus)! 이 세상에 알려진 모든 바이러스가 보관된 공포의 동물원 CDC. 그리고 전국을 휩쓸며 돌아다니는 불치의 급성 전염병. 극심한 두통과 오한, 발열, 구역질, 설사 급기야는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이 병의 치사율은 98%.”
  이 이야기는 로빈 쿡의 `바이러스' 책 표지에 소개된 일부 내용이다.

오늘날 지구촌은 최첨단의 의술을 자랑하면서도 `변종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에서 갇혀있다. 중국대륙을 흔들었던 `사스 코로나'를 비롯해 0-157식중독, 에볼라, 구제역, 조류독감 등이 이야기도 들어도 육류파동이 일어난다. 바이러스질환은 항생제 내성균에 의해 생기는 슈퍼박테리아로서 일명 `변종 바이러스'로 불린다. 요즘에는 `박테리아' 명칭보다는 `바이러스' 명칭으로 컴퓨터에서도 흔히 등장하는 용어이기도 한다.

과거 14세기 유럽을 강타해서 전 유럽인구 3/1에 해당하는 2천5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페스트(흑사병)나 콜레라, 천연두 등은 오늘날 대부분 박멸되었으나, 여전히 지구촌에는 사실은 이 보다 더 강력한 변종 슈퍼바이러스가 출현을 예고하고 있으며 인류를 언제 죽음의 골짜기로 만들어 버릴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다행한 일은 `바이러스'는 무생물이기 때문에 동식물이나 사람의 숙주세포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자생적으로 활동할 수도 없고 해를 주지도 않으나, 일단 바이러스가 우리 인체 내 숙주세포에 안착하는데 성공하기만 하면 핵무기처럼 빠르게 증식해 원래 도움을 제공했던 숙주세포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특정의 조직과 기관의 세포들을 차례로 공격해 활거하기 시작한다. 피부는 물론 눈과 입, 호흡기와 생식기, 점막상피와 피부 등을 통해 감염될 뿐만 아니라 그 후에는 혈액의 흐름을 통해 체내의 주요 장기인 간장, 뇌까지도 파고들어 질병을 일으킨다.

`바이러스'는 라틴어로 `독소'라는 뜻으로, 흔히 병균이나 세균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아주 미세한 박테리아로서 항균제나 열에 강한 저항력을 가질 뿐만 아니라, 한번 우리 몸에 감염하면 손쉽게 퇴치할 약이 없다. 약이 있다면 감염이전에 바이러스로 만들어진 `백신'주사를 맞아야 한다. 그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에서는 백신을 맞아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 바이러스의 성분은 핵산(DNA와 RNA)과 단백질로 구성돼 있어서 유전자 복제가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세균보다 작고 미세해 일반 현미경으로만 볼 수 없고 전자현미경을 통해서만 관찰된다.

바이러스는 표적장기에 감염되면 면역기능의 저항력으로 열이 나고 인터페론이 분비돼 바이러스와 싸우게 되고 자가 항체를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바이러스와 전쟁에서 실패하면 개인차가 있으나 면역기능이 약화된 환자나 유소년과 노인들에게는 치명적이다. 더욱 바이러스는 혈류를 타고 빠르게 증식하기 때문에 핵산의 돌연변이가 양산될 뿐만 아니라 거대분자가 합성되고 그 입자들은 다시 세포 밖으로 나가 전신으로 펴져 나가게 된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바이러스는 4천여 종이 넘으며 숙주세포에 따라 동물성 바이러스와 식물성 바이러스, 그리고 세균성 바이러스로 분류되나 사람은 각 종의 바이러스에 노출돼 표적의 대상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주로 바이러스는 물(식수)이나 혈액(수혈), 성 접촉, 호흡기, 장기이식, 배뇨와 구강 등에 여러 경로를 통해 감염된다. 또한 바이러스는 핵산에 의해 다른 바이러스 유전자와 합성돼 새로운 변종의 유전자를 가진 바이러스를 생성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어떤 경로로 통해 출현할지를 예측할 수 없고 그 병원체도 발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백신개발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아 그 지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나간다. 본래 `사스코로나'와 조류독감은 가축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인간에게도 감염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여름에는 모기나 진드기, 조류나 가축 등을 접촉한 후에는 청결해야 되고 상한 음식과 오염된 식수 등을 잘 분별해야 한다. 그리고 간염 바이러스나 변종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 술잔 돌리거나 공동식기를 사용 후에는 철저하게 소독해야 한다. 최근에 `1830 손 씻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데 `하루 8회 30초 동안 손을 씻자'는 표어대로 일상생활에 있어서 개인적인 위생과 각종의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비누로 손 씻는 습관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성결대 외래교수 김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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