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 해인사 법보전(法寶殿)에 소장된 비로자나불상(毘盧舍那佛坐佛像)이 지금까지 국내에 존재가 보고된 목조  불상중 연대가 오래된 통일신라시대 말기 작품으로 판명됐다.
   
지금까지는 고려 충렬왕 6년(1280)에 보수된 기록이 최근 발견된 충남 서산  개심사 소장 아미타삼존불상이 국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으로 평가되고 있었으며, 국외 소장품 중에서는 일본 호류지(法隆寺) 소장 백제관음상(百濟觀音像)이  백제에서 제작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해인사(주지 현응 스님)는 이곳 법보전 본존불로 소장된 비로자나불상에 다시 금칠을 하는 개금(改金) 과정에서 이 불상이 중화(中和)  3년(883)에 제작됐다는 묵서명 연기문을 발견함으로써 그 제작 연대를 알아냈다고 4일 발표했다.
   
당 희종(僖宗) 연호인 중화 3년은 신라로서는 제49대 헌강왕(憲康王.재위 875∼886) 재위 9년째에 해당한다.
   
묵서명이 발견됨에 따라 지금까지 조선시대 초기에 조성된 불상으로 알려져  온 이 비로자나불은 해인사 역사와 함께 해온 한국 유일의 신라 목조불상으로 드러났다.
   
높이 1.25m인 이 비로자나불 좌상은 1972년 2월 12일에 경남시도유형문화재 제41호로 지정됐으며 현재 팔만대장경판이 보관된 장경각 뒤편 법보전 본존불이다.
   
이마에는 반달 모양을 표현하고 있으며, 얼굴은 갸름한 편이다. 귀는  어깨까지 길게 내려오고 목에는 3개 주름인 삼도(三道)가 뚜렷하다. 불상이 입고  있는  옷은 왼쪽 어깨에만 걸쳐 있고, 주름은 평행 계단식으로 표현되었다.
   
손은 왼손 검지를 오른손으로 감싸고 있는 모습으로 비로자나불이 취하는  일반적인 손 모양을 하고 있다. 비로자나불은 대일여래([大日如來) 혹은  마하비로자나(摩訶毘盧遮那)라고도 하며 광명한 빛의 세계를 상징하고 있다.
   
비로자나불 좌우에는 각각 높이 47㎝ 가량 되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아담한 크기로 배치돼 있다.
   
본존불이 통일신라시대 작품으로 판명됨에 따라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상 또한 같은 시기에 제작됐을 가능성이 한층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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