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탐사선 딥 임팩트호가 발사한  세탁기 크기의 `임팩터(충돌체)'가 4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혜성 `템펠1'과 충돌하는데 성공했다.
   
인공 물체가 우주 공간에서 혜성 표면과 충돌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는 인류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NASA 과학자들은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이뤄진 이번 충돌 실험으로 생긴 혜성 템펠1의 분진과 가스 등의 물질들을 통해 우주생성의 비밀과 생명의 기원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딥 임팩트 충돌 실험 성공 = 구리로 된 372㎏짜리 충돌체는 당초 예정대로 이날 오후 오후 2시52분 지구에서 8천300마일(1억3천400만㎞) 떨어진 곳을 지나는  템펠1과 정면 충돌했다.
   
딥 임팩트는 충돌체가 템펠1 혜성과 충돌하기 수초전 이 혜성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정보들을 지구상으로 전송했다.
   
사진에는 감자 모양의 템펠1에 분화구와 산봉우리, 빙하 추정물체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돈 요먼스 박사는 "우리가 원하는 곳을 정확히 타격했다"면서 "충돌의 정도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컸으며 이보다 더  좋은 장면을 상상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딥 임팩트는 앞서 템펠1과 충돌 실험을 위해 3일 오후 3시7분 세탁기 정도 크기의 충돌체를 발사했으며 이 충돌체는 예상대로 23시간 45분만에 시속 3만7천㎞의 속도로 80만㎞를 날아 혜성과 부딪쳤다.
   
이번 실험은 뉴욕 맨해튼 절반 크기의 혜성 표면에 집채나 스타디움만한 구멍이나 구덩이를 파 태양계 형성 당시 물질들이 비교적 원상태로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혜성의 내부 구조 및 물질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됐다.
   
JPL 대변인 엘런 뷰이프는 "이번 프로젝트는 30일이면 끝나지만 분석 작업은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딥 임팩트 발사에서 충돌까지 = 1998년 할리우드 재난영화로 유명한 `딥 임팩트'와 같은 이름의 이 우주탐사선은 지난 1월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발사돼 6개월간 4억3천100만㎞를 항해해 왔다.
   
기나긴 우주 여정을 마친 딥 임팩트는 이어 3일 오후 3시 7분께 충돌체를  템펠 1 혜성을 향해 발사했다.
   
충돌체는 발사 후 약 하루만인 이날 오후 2시52분에 이 혜성과 정면 충돌하는데 성공했다.
   
시속 3만7천㎞ 속도로 돌진하는 충돌체의 파괴력은 4.5t의 TNT 폭발 위력과  맞먹으며 혜성이 받는 충격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충돌체는 충돌 2시간 전부터 자동항해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며 지구에서 충돌과정을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태양이 비추는 혜성 표면을 향해 돌진했다.
   
딥 임팩트는 이날 충돌에 성공함으로써 혜성 표면과 접촉한 인류 최초의 우주선이 됐다.
   
▲충돌 영향은 = 혜성 템펠1이 어떤 구조와 성분으로 이뤄졌는지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딥 임팩트가 혜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충돌체가 충격으로 부서지면서 혜성 표면에 구덩이를 파고 내부에  있던 먼지와 가스 등을 방출시켜 원시 상태의 물질들을 드러낼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구덩이의 크기는 집채에서 스타디움 크기로 예상에 큰 차이가 있으며 깊이도 건물 2-14층 높이 정도로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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