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은 10일 "지구를 꽃밭에 비유하면 나는 영화라는 작업을 통해 꽃밭을 가꾸는 작은 꽃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감독은 이날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중외공원 과학관 강당에서 재단법인 광주 비엔날레 미술영상 대학이 주최한 초청강연에서 `나의 영화 나의 인생'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임감독은 1시간여에 걸친 이날 강연에서 영화계 입문에서부터 40여년에 걸친 감독생활, 각 작품의 제작 배경과 의도, 영화촬영 현장의 에피소드, 인생과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생생히 들려줬다.

그는 "우리 영화를 할리우드 영화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으로 감독생활을 해왔으나 곧 무리한 욕심임을 깨닫고 살아남을 길은 차별화 뿐이라고 생각해 한국 사람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끊임없이 달라져 보자는 집념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으며 `취화선'도 그런 맥락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취화선에 각별한 애착을 나타냈다.

또 "우리 문화가 자칫 미국 문화 등 거대문명에 흡수당하지나 않을까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실토했다.

전남 장성 출신인 임감독은 지난 9월 광주비엔날레 이사로 취임, 이 지역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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