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정부의 육아정책에 따라 일반 회사에서도 여성휴게실 및 어린이집 설치 등 여성들이 마음놓고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반면 정작 이 같은 시책을 적극 추진해야할 관공서는 이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심지어 이제는 여성만이 아닌 남성도 육아휴직이 가능하게 됐는데 아직도 관공서에서조차 이 같은 기본적인 사항도 지키지 않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더욱이 최근 저출산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출산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육아의 어려움이라는 지적이 있던 터라 관공서의 이 같은 안이함은 국가정책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하겠다.

보도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모유수유기간을 맞아 전국적으로 모유수유 캠페인이 전개되는 등 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으나 정작 인천지역 일선 자치단체는 청사 내에 여성공무원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하지 않는 등 그 배려에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인천시청은 `여울터'라는 여성공무원들을 위한 공간을 설치했다가 여직원회의 활동이 미진하다는 이유로 지난해까지 창고로 사용해 오던 것도 모자라 올해 들어서는 아예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여성공무원들의 활발한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개발 등 활성화대책은 뒤로 한 채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이 사무실로 용도를 변경했다는데 여성정책의 부재에 따른 관공서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단적인 예라 하겠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천지역 일선 자치단체도 이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사실이다. 하기야 상급기관이 그 정도인데 하급기관이야 오죽하겠냐마는 일부 구청은 아예 여성휴게실 설치 계획도 없으며 또 다른 구청은 청사 리모델링을 한다며 기존의 여성휴게실을 헐어버렸다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한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기존에 설치됐거나 설치 계획 중인 이들 여성휴게실 대부분이 출산 여성들을 위한 수유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라는 사실이다. 이에 마지못해 등 떠밀리기 식의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고 보면 여성정책 추진의지가 아예 실종되지 않았나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관공서가 이 정도인데 일반 회사를 상대로 여성정책 추진을 점검한다고 나설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제라도 잘못된 점은 과감히 개선하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여성정책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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