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연시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이 올 연말에 다시 격돌해 2라운드를 치른다.

두 영화 모두 영국 팬터지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방대한 스케일과 첨단 특수효과에 의한 현란한 화면을 자랑하며 평단과 관객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제1라운드 흥행 대결에서는 「해리 포터」가 전국관객 450만명으로 400만의 「반지의 제왕」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으나, 「반지의 제왕」의 러닝타임이 25분 더긴 177분이었고 관람등급도 `12세 이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승부였다는것이 중론.

이번에는 개봉 간격이 6일(지난해 18일)에 불과한데다 양쪽 다 전편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영화라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어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에도 역시 기선은 「해리 포터」가 잡았다. 13일 개봉할 2탄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은 역대 최다인 전국 295개 스크린을 확보했으며 지난달 20일 예매를 시작해 11일 현재 전국적으로 25만장을 넘는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다.

예매사이트 맥스무비(www.maxmovie.com)의 집계에 따르면 11일 오후 현재 전체 예매량 가운데 64.6%를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판매고가 5만장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제1탄의 기록을 훨씬 뛰어넘는 것은 물론 올 여름 빅히트작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두 배 가까운 수치. 지난달 15일 미국과 영국에서 개봉된 이후 세계 각국 박스오피스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

홍보사 젊은기획 관계자는 "전편에 비해 훨씬 스케일이 커지고 재미나는 에피소드가 많아졌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예매율도 호조를 보여 지난해 흥행기록을 쉽게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19일 220여개 스크린에 간판을 내걸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31일 뒤늦게 예매를 시작했으나 「해리 포터」의 70%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개봉일부터 크리스마스인 25일까지는 예배분이 거의 동난 상태.

해외 박스오피스 결과가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봉된다는 사실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게 배급사의 평가다.

홍보사 영화인 관계자는 "네티즌들의 설문조사 결과 「반지의 제왕」 2편에 대한 기대치가 「해리 포터」를 앞지르고 있는데다 시사회 반응도 좋아 1탄에 비해 목표관객을 100만명 늘려잡았다"고 말했다.

두 편을 모두 본 영화 관계자들의 예상도 둘로 나뉘고 있어 쉽게 승부를 점칠수 없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완성도 면에서는 「반지의 제왕」이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이야기가 전편에서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적어도 전편을 본 사람들이라면 궁금증을 참지 못해 보러 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급사가 12일부터 제1탄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를 재개봉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반면 대중적인 지명도와 재미 측면에서는 「해리 포터」가 더 낫다는 분석이 많다. 더구나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가 12세 미만 관객을 잠식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이렇다할 아동영화가 없어 「해리 포터」가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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