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우리 농산물을 오랜 기간 저장·발효시켜 골동품수준으로 만든 전통 식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여주의 여성생활사박물관은 오는 22일~11월6일까지 `한국농업예술전시회'를 마련한다.

이번 전시회는 장기 저장·발효시킨 농산물을 골동품(Antique)으로 개념지어 이를 친환경 농산물 이상의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드는 작업의 하나로 마련됐다.

출품작은 된장 간장 식초 젓갈 등 10여 가지 40여 점으로, 대부분 가통(家統)의 독특한 손맛과 사연이 숨어 있다.

충남 아산 고불 맹사성 종가의 25년 이상 숙성된 된장과 35년 이상 숙성된 간장은 집안에서 약용으로도 사용하는 일종의 만병통치약이다.

양주 여산 송씨 종가에서는 고령의 시조부로부터 필담으로 전수받은 식초와 송엽주 등을 내놓았다.

여주 평산 신씨 일가는 5년된 맑은빛 된장을 출품하며 `산삼 다섯 뿌리를 캔 뒷산 계곡수로 담았다'는 사연을 소개했다.

이밖에 충북 보은의 보성 선씨 종가는 `세상에서 가장 향기롭다'는 초콜릿빛 된장, 강원 정선에서 `메주와 첼리스티'라는 장류농장을 운영하는 도완녀씨는 선물로 받은 40년 숙성된 간장 등을 선보인다.

박물관측은 출품작 중 20여 가지를 관람객들이 직접 맛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골동품 농산물 인증 및 감정, 브랜드화, 마케팅 및 경매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진흥 전시회 기획위원장은 “골동(骨董)의 기원이 음식인 만큼 오래 저장·발효시킨 농산물을 앤티크 작품으로 취급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프랑스 와인처럼 된장, 간장도 식품이 아니라 고가의 디스플레이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골동품 농산물' 전시 이외에 30여 가지 전통 발효식품과 친환경 농산물을 전시하며 오는 22일 개막식에서는 박물관 이민정 관장의 전통 혼례식과 축하공연을 마련했다.

문의 : ☎(031)882-8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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