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수입 김치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같은 기생충 알은 정부 당국이 중국산 김치가 안전하다고 발표한 뒤 불과 1일 만에 나온 결과여서 국민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10일 “중국산 김치에서 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 다음날인 21일에는 중국산 김치 16개 제품 중 9개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당시는 국민이 지나치게 불안해하는 바람에 납 성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수입김치에 대한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산 수입 김치는 국내 유통 김치의 18%를 차지하는 340여 종에 달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8월 현재 수입 김치 물량은 7만1천518t. 이번에 기생충 알이 검출된 김치를 수입한 9개 업체가 국내에 반입한 물량은 1만1천700t 정도다. 전체 수입 김치의 16.4%에 이르는 수치다. 따라서 이미 상당 부분이 소비됐다는 얘기다. 수입김치는 가정보다는 주로 단체급식소나 식당에서 사용된다. 이번에 검출된 기생충은 모두 토양 매개성 기생충으로 인분 또는 이에 오염된 물이나 토양에 잔류하다가 배춧잎에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인체에 큰 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치찌개, 찜 등 끓이거나 익혀 먹으면 기생충이 모두 죽어 탈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중국산 수산물에 대해 현지에서 말라카이트 그린 등 유해물질 검사를 거쳐야 한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유해물질 현지검사 의무화' 합의를 마쳤지만, 국민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추락했음을 반증한 것이나 다름없다 하겠다. 이 같은 국민 정서를 정부는 어떡해 받아들일까 자뭇 궁금해진다.(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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