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은 오는 5일 소공연장에서 연극축제 11월의 만남 그 첫 번째 공연으로 `고래가 사는 어항'을 공연한다.

기타무라 소오 작, 김동현 연출의 이번 작품은 거지아저씨, 떠돌이 불량소녀, 삼류 뮤지컬 여배우 만디 자매, 시인 등 힘든 일상을 살아가지만, 그래도 그들은 낙천적인 삶에의 시선을 놓지 않는 사람들을 통해 주인공 소년 클레오의 깨달음을 그리고 있다.

커다란 시계가 달린 가로등이 서 있는 작은 마을의 거리에서 클레오는 매일 가로등에 불을 켜고 시계에 태엽 감는 일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클레오는 오르골 소리를 듣기 위해 칸타렌탄 이라는 낯선 신사에게 시계태엽 나사를 빌려주게 되고 오르골에 억지로 끼운 나사는 빠지지 않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가로등을 켜지 못한 마을은 점점 암흑 속에 빠져든다.

어둠 속에서 가로등 전구가 모두 깨지는 등 기이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게 되고 클레오는 그 모든 일들이 자기 때문이라며 괴로워한다.

그러나 현자처럼 다가온 거지아저씨의 따뜻한 위로와 사랑은 클레오에게 잃었던 희망과 순수를 되찾게 해주고 소년은 기쁜 마음으로 마을의 가로등을 키러 길을 떠난다.

작가는 황금만능주의에 물든 현대 사회의 모습을 가로등 불이 꺼진 어두운 거리로 비유하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착한 소년 클레오의 시선을 통해 인간과 사랑에 대해 순수하고 귀엽게, 때론 즐겁게 그리며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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