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


인천항과 북한 남포항간 우호적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민족 공동의 번영과 이익을 위해 교류 사업을 추진키로 하는 등 3가지 내용에 합의했다는 것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그 동안 6자 회담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데다 금강산관광에 대한 협상 역시 답보상태를 면치 못해 행여 민간 교류까지 끊이지 않나 마음 조이던 터여서 고무적이기 때문이다. 사실 남북 관계는 분단이라는 특성상 한민족이면서도 이데올로기의 벽을 넘지 못해 풀릴 만 하면 북측에 의해 단절돼 혹 우리만 짝사랑을 하고 있지 않나 걱정이 앞섰는데 그래도 국가차원이 아닌 민간외교 등으로 그나마 근근히 명맥을 이어가던 터라 이번 양측의 합의는 평가받아 마땅하다. 특히 서로의 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기로 하는 의향서를 체결하는 등 남·북의 지방자치단체간 경제교류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데 더욱 그렇다.

보도에 따르면 남측 인천항만공사 관계자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는 최근 평양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한다. 이날 양측은 남포항을 현대화하기 위한 사업과 해운 분야 교류사업을 적극 추진키로 하고 빠른 시일내에 실무협의를 개최키로 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북측이 형식적인 합의보다 구체적인 사업추진을 요구하는 바람에 막판까지 진통을 벌이는 등 어렵게 성사됐다지만 남·북 양측 지방자치단체가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벌이기로 한 첫 사례란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하겠다. 사실 그 동안 경기도를 비롯, 인천시 등 광역자치단체차원에서도 납북교류가 이뤄져 왔으나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언제 어떤 사안이 쟁점으로 대두될지 가슴 조이기 일쑤였다.

이번에 인천시경제대표단과 북측 민족경제협력연합회도 평양에서 간담회를 갖고 북측에 투자를 위한 정보 제공 등 적극적인 경제교류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북측 관계자는 지금까지 여러 남측 기업이 투자를 약속해 놓고 이를 지키지 않아 앞으로 신뢰를 보인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할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을 보면 남북관계는 분명 신뢰가 우선돼야 한다. 북측도 남측기업들이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안전성을 담보해야 하며 남측 역시 말이 앞서 신뢰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번 잃은 신뢰가 다시 회복되기까지는 그 만큼 인내와 고통이 배가된다는 사실을 양측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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