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공개한 APEC 바로알기 공동수업자료 및 동영상 자료를 활용한 계기교육이 이뤄지지 않도록 시·도교육청에 장학지도 강화 지침을 내려보냈다. 그 이유는 이번 자료가 당초 부산지부 홈페이지에 올라있던 것에 비해 찬반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보완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분석에 따르면 수업지도안의 경우 수업전개 단계에서 APEC에 대해 비판하는 단체가 제기하는 내용을 정리해 발표토록 함으로써 특정 방향으로 결론을 유도하는 등 APEC 반대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학생용 자료도 APEC을 빈곤과 불평등 확대, 전쟁옹호 및 합리화, 반환경적이라고 규정하는 부정적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결론을 특정방향으로 이끌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고 한다. 또 문제가 됐던 동영상 자료의 경우에도 먼저 전교조 부산지부에서 작성돼 물의를 일으켰던 동영상보다 완화됐다고는 하나 각국 정상들 사이의 대화 중에 여전히 저속한 표현이 남아있고 APEC에 대해 빈곤 및 전쟁확대 등 부정적 측면의 생생한 화면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내용면에서도 우리나라의 빈곤을 확대하는 내용이 들어있다는 분석이다.

APEC은 우리나라의 부산에서 열리는 중요한 국제 행사로 전교조 주장대로 교사와 학생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는 이의가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학생들이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에 필요한 비판적 사고력과 탐구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전교조의 주장처럼 부정적인 측면이 지나치게 강조될 경우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가져다 줄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흰 도화지와 같이 순수하기 때문에 교사가 어떤 물감을 칠하도록 선택해 주느냐에 따라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전교조는 계기교육의 지침이 정해진 대로 학교운영위원회에서의 방향설정을 거친 후, 학년 및 교과협의회에서 작성한 교수학습과정안에 대해 48시간 전까지 학교장의 사전승인을 얻은 뒤 실시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워 지침을 무시하고 강행하려는 행위는 민주시민의 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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